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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여파 중국 경기 침체 가시화, 산업 전반 타격
조선비즈
2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이미 9주째 접어든 전쟁이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중국 경제에 균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최근의 경제 지표는 막대한 전략적 석유 비축량과 재생에너지 투자에도 불구하고, 중국 역시 전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들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대규모 전략 비축유와 정유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전쟁 초기에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처럼 보였다. 또한 정부는 국영 석유회사들이 유가 상승분의 절반만 소비자에게 전가하도록 제한하며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중국 경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4월 1~19일 자동차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6% 급감했다. 전기차 세제 혜택이 지난해 12월 종료된 영향도 일부 있지만, 휘발유 차량 판매는 약 40% 가까이 더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는 중국 가정에서 주택 다음으로 큰 소비 항목으로, 철강·유리 등 다양한 산업 수요를 견인한다.
신차 수요 감소로 대리점에는 팔리지 않은 차량이 쌓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산 감축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공장들은 4월 첫 2주 동안 전년 대비 27% 적은 차량을 생산했으며, 수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장난감 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석유와 천연가스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 중국 남부의 저임금 장난감 생산지인 위린시에서 공장들이 잇따라 파산했다. 일자리를 잃은 수천 명의 노동자들은 체불 임금과 보상을 요구하며 매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파산한 공장들은 홍콩 기반 기업 와싱토이즈(Wah Shing Toys) 소속이다. 이 회사의 자회사는 공장 폐쇄와 파산 신청을 알리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중국과 미국 간 무역 갈등 심화”와 해외 사업 환경 악화를 언급하며, 해외 고객의 미수금이 현금 흐름에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세계 장난감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만큼, 플라스틱 가격 급등의 영향은 관련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산터우 청하이 완구협회는 플라스틱 가격 급등으로 “사재기와 공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러 경제 위험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도 불확실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설정했다. 중국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5.3%라고 발표했지만, 성장세 대부분은 1월과 2월에 집중됐다. 특히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프랑스 금융회사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며 올해 4.5% 이상의 성장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대 경제학자 마이클 페티스 역시 상품 재고 증가가 향후 중국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