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읽음
노인 기준 75세 상향 검토, 연금 재정 603조원 절감
위키트리
보고서는 노인 기준 연령 상향을 전제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강도에 따라 재정 절감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두 번째는 내년부터 2년마다 1세씩 노인 기준 연령을 올리는 방안이다. 절감 규모는 372조 5000억원으로 뛴다. 첫 번째 시나리오보다 두 배에 가까운 효과지만, 고령 취업자와 저소득 노인층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세 번째가 가장 파격적인 안이다. 잔존 기대수명이 일정 기준, 예를 들어 15년 또는 20년 이하로 줄어드는 시점의 연령을 새 노인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다. 이 연동 방식을 적용하면 노인 나이는 현재 65세에서 출발해 2년마다 1세씩 높아지다가 2036~2040년 71세, 2041~2045년 72세, 2046~2050년 73세, 2051~2055년 74세, 그리고 2056년 이후 노인 75세까지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이 경우 2065년까지 기초연금 재정 절감 규모는 603조 4000억원에 달한다. GDP 대비 비율도 0.33%포인트 낮아진다.
보고서는 "노인 기준을 더 빨리, 더 높이 올릴수록 절감 효과가 커진다"고 밝혔다. 특히 재정 절감액의 최대 90%는 중앙정부의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인 기준 75세 상향 시나리오가 알려지자 온라인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65세도 받기 힘든 기초연금을 75세까지 기다리라는 소리냐", "차라리 장례식 때 몰아서 주지 그러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년은 60세 안팎에 머물러 있는데 법적 노인 나이를 75세로 끌어올리면 사실상 15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연내 기초연금 개편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에는 의무 지출 10%, 재량 지출 15% 감축 기조가 담길 예정으로, 기초연금 개편 방향도 이 틀 안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노인 기준 상향이 실제로 추진된다면, 노인 기준 년도와 연동한 각종 복지·교통·의료 혜택 기준도 함께 재설계해야 한다. 지하철 무임승차, 노인 일자리 사업, 장기요양보험 적용 기준 등이 모두 현행 65세를 전제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IMF 보고서가 지목한 것처럼 한국의 연금 재정 문제는 이미 '경고'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2025~2030년 사이 연금 지출 증가 속도가 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 시점에서, 정부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구조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노인 기준 연령 상향이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복지 후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세밀한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603조원을 아끼는 수치 뒤에는 그만큼의 노인 인구가 수급 연령에 도달하지 못한 채 빈 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현실이 있다. 노인 나이와 노인 기초연금 수급 연령 사이의 간격이 어떻게 메워질지, 정부의 후속 논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