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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끼 등 불법 사이트 자진 폐쇄, 정부 긴급차단제 시행
위키트리
세 사이트 공지 내용은 거의 동일했다. "그동안 서비스를 이용해 주신 모든 회원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문구와 함께 "이용 과정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는 일괄 삭제된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이후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는 모든 사이트는 본 서비스와 무관한 사칭 사이트"라고 명시했다. 공지 말미에는 "본 페이지는 금일 자정까지 유지된 후 자동으로 폐쇄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세 사이트는 사실상 동일한 운영 주체가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토끼는 국내외 웹툰을 무단 복제해 게시했고, 마나토끼는 일본 만화 스캔본을 대규모로 유통했으며, 북토끼는 유료 웹소설과 전자책을 무단으로 올려 수십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세 사이트의 월간 방문자 수가 합산 수천만 건에 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저작권침해로 고통받아 온 창작자와 콘텐츠업계의 오랜 염원이 이 제도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며 "불법 사이트가 사라질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처벌 수위도 대폭 강화됐다. 개정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한 처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됐다. 여기에 최근 스페인어권 등 해외 불법 사이트 운영진이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잇따라 검거되면서, 해외 서버를 이용해 수사망을 피하던 국내 사이트 운영자들에게도 심리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창작자들이 이번 폐쇄를 성과로 받아들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소송에 필요한 증거가 함께 사라졌다는 점이다. 협회 측 입장은 이렇다. 채증이 중단되면서 진행 중인 저작권 소송의 핵심 증거가 함께 삭제됐고, 피해 작가들이 법적 구제 기회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불법 사이트 운영진이 서비스 종료 공지에서 "모든 데이터를 일괄 삭제했다"고 밝힌 것이 이 우려를 더욱 구체화한다.
피해 규모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2024년 기준 뉴토끼 한 사이트로 인한 웹툰 업계 피해액만 약 398억 원으로 추산됐다. 마나토끼와 북토끼 피해액까지 합산하면 누적 피해 규모는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운영자 소재 파악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운영자는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2022년경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일본으로 귀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웹툰·만화 업계와 유관 기관은 일본 정부에 해당 운영자의 범죄인 인도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사이트가 폐쇄된 지금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창작자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지점은 재등장 가능성이다. 자진 폐쇄는 신분 세탁과 사이트 재개의 여지를 남긴다. 실제로 불법 웹툰·만화 사이트는 과거에도 주소를 바꾸거나 새 이름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반복됐다. 뉴토끼 운영진 스스로도 공지에서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는 사이트는 사칭 사이트"라고 명시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유사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암묵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창작자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협회는 뉴토끼·북토끼 폐쇄와는 별개로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민·형사 소송은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뉴토끼는 웹툰뿐 아니라 웹소설, 일본 만화까지 아우르는 복합 유통망을 구축해 왔다. 이러한 다층적 구조는 단일 사이트 폐쇄만으로 해체되기 어렵다. 현재 이들 사이트가 공식 운영을 중단한 상태에서도, 동일한 이름을 사칭한 사이트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접속이 가능한 유사 사이트는 개인정보 탈취를 노린 피싱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아 이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국제 공조와 운영자 송환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변수다. 긴급차단 제도가 국내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를 통한 접속 차단에 집중된 구조인 만큼,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 대한 실효적 대응은 별도의 외교적·법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
민·형사상 법적 책임 추궁은 사이트 폐쇄 이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협회와 피해 창작자들은 데이터 삭제로 증거가 훼손된 상황에서도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모색 중이다. 수사기관의 디지털 포렌식 역량과 국제 공조 수사 의지가 이번 사건의 실질적 결말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