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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집값 반등, 송파 신고가 및 7월 세제 개편
아주경제내리막길을 걷던 서울 강남권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를 기점으로 소형 평형과 외곽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두 달 가까이 이어지던 하락세가 멈춰선 여파다.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되고 전셋값이 매매가를 밀어 올리면서 정부도 하반기 ‘세제 개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송파·강남권 ‘갭 메우기’ 확산… 매수심리 기준선 돌파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상승했다. 특히 강남·서초구와 함께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송파구의 집값이 9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 2월 다주택자 매물 출회로 시작된 하락세가 일단락되고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지난 4일 18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3.3㎡(평)당 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49㎡ 역시 21억7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잠실 ‘엘스’ 등 주요 단지 국민평형(84㎡)이 34억원 선을 회복하자, 상대적으로 자금 접근성이 좋은 소형 평형이나 외곽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붙은 영향이다.
매수 심리 역시 가파르게 회복 중이다.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이주 100.1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100)을 웃돈 것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9주 만이다.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아지는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의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난이 매매가 밀어 올리는 ‘전세발 상승’ 국면
서울 전역에서 상승 중인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지탱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39%로 성북구와 함께 서울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대단지의 전세 매물이 마르면서 임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4개월째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올해 서울의 누적 전세 상승률은 2.17%로, 이는 전년 동기(0.4%) 대비 상승률이 5배 넘게 가파른 것이다. 올해 들어 전세 누적 상승률이 3%를 넘긴 자치구만 광진(3.23%), 성북(3.56%), 노원(3.47%), 서초(3.22%) 등 4곳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밀려나기식 매수’에 나서며 집값 상승세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개선된 매수 심리가 가격 회복으로 반영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가능성 등 정책 변수가 남아 있어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7월 세법 개정안 ‘종합판’ 나오나…보유세·양도세 전방위 압박
주택 시장의 반등 조짐에 정부의 대응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위한 부동산 세제 전반의 손질을 주문함에 따라, 7월 세법 개정안에는 양도소득세부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규제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유력한 카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혜택 축소다. 현행 최대 80%에 달하는 공제 혜택을 실거주 기간 중심으로 재편해, 실거주하지 않는 ‘투자용 한 채’에 대한 과세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보유만 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투기 권장”이라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보유세 실질화 방안도 가시권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10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전문가는 “이미 많은 다주택자가 정책 변화에 대응을 마친 상태라 세제 강화가 오히려 ‘매물 잠김’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세제 규제라는 사후 처방보다 구체적인 도심 공급 로드맵을 제시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