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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상생 토론, 창작자 보호와 전담 기구 제안
미디어오늘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MBC·EBS·한국독립PD협회가 공동 주최한 ‘K-콘텐츠 산업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방향과 과제’ 토론회가 진행됐다.
“당장의 이익에 현혹돼 공영성과 다양성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발제를 맡은 최우영 독립PD협회 권익위원장은 “창작생태계가 다양해지면서 주체도 다양화되고 OTT 성공사례도 주목 받으면서 어떠한 성공방식을 다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한다”며 “당장의 이익에 현혹돼서 우리가 지켜야 할 변하지 않는 가치, 공영성과 다양성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공익을 추구하는 K-콘텐츠 제작 주체들이 어떻게 총의를 수립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논의를 정립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발제를 통해 MBC ‘PD수첩’의 ‘서울의 밤’ 편이 독립 PD와 협업한 다큐 영화 ‘The Seoul Guardians’로 확장돼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은 사례 등을 들어, 국내 제작 역량과 글로벌 유통·투자의 연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재상영분배금, 유럽 공정보상금… “한국 창작자들만 법이 없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재홍 한국창작자연대 대표는 저작권 포기를 강요하는 글로벌 OTT의 계약 관행 문제를 지적했다. 관련해 “어떤 글로벌 OTT의 경우 저작권을 포기하되 그 범위는 ‘범우주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글로벌 OTT들이) 저작권을 약탈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 83%가 ‘모든 권리를 제작사나 OTT에 양도 또는 영구히 귀속’하는 계약을, 92%가 ‘출연자의 성명, 음성, 초상, 기타 자전적 자료 등 사용 권리까지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대표는 “미국과 영국에서는 작가조합과 감독조합이 파업을 해서 ‘재상영 분배금’이란 것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많이 번 만큼 보상을 받는다”며 “EU(유럽연합)와 남미에서는 ‘공정 보상금’을 법제화했다. 매절계약을 맺건 말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가 많은 이윤을 올리면 그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하라고 법으로 못박아버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도 한국 창작자들만 이 법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김광호 EBS 편성센터장은 2017년 고(故) 박환성·김광일 PD 사망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EBS의 외주 상생 제도, 외주사가 IP를 100% 보유하는 협업 모델 등을 소개했다. 이어 “공영방송에 걸맞은 공적 재원이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면 외주 제작사와 독립 PD 등 외부 창작 주체와의 상생 모델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확대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이영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미디어진흥기획과장은 방미통위의 진흥정책으로 K-DOCS 사업 확대와 LG 채널·삼성 TV플러스의 K-FAST 채널 다큐 카테고리 신설 추진 등을 설명했다. 나아가 창작자 및 방송사 측을 향해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정부 예산이나 법 개정을 추진해나가는 과정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영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미디어정책기획팀장의 경우 “방송 광고가 2011년 대비 1조3000억 원 감소한 상황에서 방송 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이 부재하다”며, 내년으로 다가온 한국 방송 100주년을 맞아 장기적인 육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유열 EBS 사장은 “내년도 정부 예산에서 업계·당국·학계가 새로운 한 가지를 반드시 만들어 내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 콘텐츠 진흥 위한 콘트롤타워 필요성 주장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콘텐츠 진흥을 위한 ‘콘트롤타워’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K콘텐츠 특히 방송영상 콘텐츠에 대해 콘트롤타워도 없고 방미통위, 과기정통부, 문체부로 3원화돼있다”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에서 일원화해서 콘텐츠산업을 육성하고 진흥할 만한 콘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관련해 이 의원은 “방미통위를 출입기자로서도 쭉 지켜봤는데 규제에는 상당히 능하지만 콘텐츠 진흥에 대해서는 전문성도 없고 의지도 사실 없어 보인다”라며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어 콘텐츠 진흥을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OTT 산업은 넷플릭스가 가장 대표적인데, 소위 말하면 재주는 창작자가 부리고 수익은 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화돼있다”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려면 결국은 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창작자들이 안심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