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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파업 예고, 비임금 판시로 정당성 논란
IT조선
대법원은 성과급이 자본 비용,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근로 제공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2026년 2월 SK하이닉스 성과급 사건과 4월 추가 판결에서도 법원은 “경영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다”라며 이를 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법적 근거가 없음을 거듭 판시했다.
법조계는 특히 쟁의행위가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임금이 아닌 ‘이익 배분의 룰’을 바꾸기 위해 생산 라인을 멈추는 것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 공정을 볼모 잡는 것이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것만으로도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엄중한 시기에 법적 근거가 희박한 사안을 이유로 생산 차질을 볼모 잡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가 경제에 미칠 타격도 구체적이다. 반도체 수출액이 전체의 38.1%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파업이 강행될 경우 예상 손실액은 30조원에 달하며,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법인세 세수 결손이 발생해 국가 재정 운용에도 타격을 주게 된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번 투쟁을 향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은 일부 사업부의 불만을 동력 삼아 무리한 투쟁을 벌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창사 이래 두 번째로 시도되는 이번 파업의 사회적 정당성을 두고 내부 결속력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경영 성과는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를 주주 배당과 미래 시설 투자, 고용 유지 등에 적절히 배분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이 사측의 주장이다. 단순히 노조 몫으로 더 많이 떼어 달라며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행보는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조합원 4만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5월 21일부터 18일간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재원 활용 등을 요구하며 이번 투쟁이 삼성전자의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적 임금도 아닌 경영 성과 배분 기준을 요구하며 국가적 경제 손실을 감수하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시기에 생산 차질을 협상 카드로 삼는 행태에는 업계의 냉정한 평가가 잇따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이익은 미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투자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법적 근거 없는 과도한 몫을 요구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드는 행위가 타당한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임금이 아닌 성과급을 위해 생산 차질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향후 법적·윤리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