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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못 믿겠다"…한국토지신탁,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 '불참 선언'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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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신탁이 분당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 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업 추진 과정의 공정성과 절차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분당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 사업의 예비 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24일 밝혔다.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은 한양·금호·청구 등 6개 단지, 총 4392가구를 최고 37층·6839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대형 사업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예비 사업시행자 지위를 부여받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불참 결정은 입찰 지침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비롯됐다. 회사는 평가 기준의 형평성, 절차적 대표성, 권리관계 처리 방안 등 세 가지 측면에서 공정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평가 기준과 관련해 한국토지신탁은 "그룹사 총자산 50조원 이상인 업체만 해당 항목에 만점을 부여하는 구조"라며 "이 요건을 충족하는 신탁사는 일부에 불과해 경쟁 중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건축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인허가 실적은 사실상 배점에서 제외됐다"며 "단순 자산 규모 등 외형 지표 중심의 선정 방식으로는 소유자 재산권 보호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절차적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토지신탁은 "통합 재건축의 주요 구성원인 청구2단지와 수내동 32번지 소유자 대표의 실질적 참여와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요 단지 대표가 배제된 상태에서 확정된 입찰 지침은 절차적 적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권리관계 설정의 미비 역시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회사는 "양지마을은 단지별·연합별로 대지권 공유 구조가 복잡해 초기 단계부터 독립정산 기준과 권리 배분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입찰 지침에 구체적인 운영 원칙이 반영되지 않아 향후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비용 증가로 소유자 분담금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토지신탁은 "소유자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기존 업무협약(MOU) 해지에도 동의했지만, 최종 입찰 구조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평가 기준의 형평성과 절차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업 안정성 역시 담보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사업시행 후보였던 한국토지신탁의 이탈로 양지마을 재건축 사업의 추진 동력과 향후 입찰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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