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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설립 앞둔 보수언론의 검찰 해체 공포 프레임 분석
미디어오늘
조선일보는 1월14일 사설에서 “(법 개정으로) 민변, 참여연대 등 친정권 성향 단체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수사사법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에서 수사권을 뺏어 자기편 사람들에게 수사권을 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오래 전부터 법 개정 반대 입장을 보였다. 법 개정 직후인 3월20일 사설에선 “민주당의 검찰 폐지법은 민생에 미칠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검찰에 보복을 하는 데만 중점을 둔 것”이라 주장했다.
뒤이어 등장한 프레임은 ‘혼란’이었다. 3월27일 사설에선 “대전지검 천안지청 소속 검사의 1인당 미제 사건이 500건을 넘었다. 1인당 200건 수준이던 1년 전보다 배 이상 늘었다”며 “현 정권이 만든 각종 특검과 합동수사본부가 검사들을 대거 차출한 탓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3개월 넘게 결론 내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이 2024년 1만8198건에서 지난해 3만7421건으로 늘었다”며 “벌써부터 검사들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가 됐고 검사들은 의욕을 잃었다. 수사기관이 파산하고 식물기관으로 전락하면 득을 보는 것은 범죄자들”이라 주장했다.
이 신문은 4월3일 사설에선 “작년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사직한 검사는 233명”이라며 검사들의 사표가 전년 대비 늘었다고 전한 뒤 “검찰청 폐지와 검찰 기능 축소, 검찰에 대한 정치 공세와 사회 인식 악화 때문에 능력 있는 검사일수록 다른 길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4월14일 사설에선 “경찰 불송치 사건은 2021년 38만 건에서 작년 60만 건으로 급증했다. 사건 자체가 사라지는 ‘암장 수사’가 발생해도 밖에서 알기 어렵다”면서 “검찰에 마지막 남은 보완 수사권마저 사라지면 견제받지 않는 경찰의 일탈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3월26일 「검사 1인당 미제사건 500건…“폐지 앞둔 검찰, 이미 파산 상태”」란 기사를 냈고, 3월30일에도 「올해 그만둔 검사만 58명…검찰청 아닌 ‘파산청’ 됐다」란 기사를 냈다. 지난 5일엔 「“검사 한 명이 600건 맡아”…공소시효 넘겨 범인 놓친 사건 급증」 기사에서 “검찰청에서 공소시효를 넘겨 처벌을 못 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인 검찰 무력화가 수사력 약화를 넘어 직접적인 국민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는 법조계 반응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도 지난 20일 「매일 수만쪽, 무너지는 검사」 기사를 1면 톱에 배치하고 검사들의 업무 과부하 상황을 전하며 “검찰청의 공소청 전환을 앞두고 ‘검사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21일 사설에서 “정부·여당이 주도한 ‘검찰개혁’의 부작용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미제 사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라면 어떤 개혁도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이런 상태로 10월 공소청이 출범하면 사건 처리는 더 혼선을 빚고 선량한 국민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보수신문 보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재명정부 특검에서 근무한 A 변호사는 “3대 특검에서 검사 파견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일선 검사들 업무에 영향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대부분 복귀했고 공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남아있다”고 전했다. 3월 기준 대한민국 검사는 2016명이며, 5개 특검팀 파견 검사는 67명이다. A 변호사는 이어 “특검 때문에 사건이 쌓이고 있었다면 검찰 스스로 기관 파견 검사를 불러들이거나 해외 연수 중인 검사를 복귀시키는 식으로 내부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외부 탓만 한다”고 지적한 뒤 “특검이 시작된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검찰 출신 윤석열 때문인데 검사들은 자기반성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감찰부장 출신의 한동수 변호사는 경찰의 사건 암장 우려와 관련해 “검찰의 사건 암장이 경찰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했으며 검사 업무량 증가와 관련해선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특별 수사로 전국 각지의 검사들을 차출했고 그게 전국적인 사건 적체로 이어져 회복 불가능한 정도가 된 것”이라 반박했다. 검사들의 사표가 늘어난 것을 두고서는 “검찰 조직문화가 안 좋으니까 젊은 검사들이 나가는 것일 수 있다. 또는 (검찰개혁에 따른) 유연한 인적 청산일 수 있다”며 원인은 다양할 것이라 밝혔다. 최근 4년간 퇴직 검사 수는 2022년 146명, 2023년 145명, 2024년 132명, 2025년 175명이다.
최근 보수신문 보도는 ‘검찰 힘이 빠지면 사회 안전망이 붕괴된다’는 식의 흐름으로, 검찰이 정의를 비틀어 온 흑역사를 언급하는 대신 검찰을 정부·여당의 정치 행위에 의한 ‘피해자’로 취급한다. 무소불위 권력을 가졌던 검찰에 대한 통제 시도를 ‘국가 기능 마비’와 ‘무질서’로 연결시키는 보수신문의 공포 프레임은 향후 추가적인 특검 출범을 막고, 검찰에 수사권을 남겨놓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한동수 변호사는 “지금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로 가야 하는데 (언론이)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지적 검찰 시점’을 벗어나지 못한 보수신문이 검찰을 ‘사회 안전 수호 세력’으로 반복 묘사하면 독자들은 검찰 개혁을 ‘사회적 안전망이 사라지는 위험한 과정’으로 느낄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현상 유지를 원하게 되며 이는 검찰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검찰이 원하는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