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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문광연 원장 취임, 홍보 기여 발언 및 전문성 논란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황 원장은 지난 20일 오전 취임식에서 “제가 소란스러운 사람에 들어가 있다. 10년 가까이 됐는데 조용히 글만 쓰고 살려는 게 목표였는데 문재인 대통령 때부터 조금 소란스러운 일이 발생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연구원을 위해서는 장점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문화관광연구원(문광연)을 모르는 분들이 지금 없을 텐데 다들 우리 연구원이 뭐하는데인가 궁금해서 인터넷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며 자신이 연구원 홍보에 기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문광연은 130명 규모의 조직으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황 원장은 “제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대해 서너달 열심히 뒤져봤다”며 “그래도 여러분보다는 제가 모르고 여러분이 아마 제일 많이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연구원에 대해 서너달 찾아본 것이 전부라면 전문성에 진짜 문제가 있는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문광연 원장 모집공고는 지난 1월에 올라왔다. 황 원장은 “여러분한테 제가 지금 당장에는 많이 배워야 한다”며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황 원장은 취임사에서 ‘연구원’을 ‘문화원’으로 잘못 말하기도 했다. 황 원장은 “우리 ‘문화원’의 역할이나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자신이 연구원 구성원들에게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역시 내부에선 연구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그러면서 “원장은 연구자가 아니라 여러분이 연구를 잘 수행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다.
황 원장은 3년간 맡겨진 일만 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그는 “내 임기는 3년이고 여러분들은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고 계실건데, 공공기관장한테 3년이라는 임기밖에 주어지지 않는 것은 공공기관이 보통 관습적으로 운영을 하니 기관장이라도 3년마다 바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자는 정책적 의도가 반영됐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새로 원장으로 왔으니 개혁적인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지만 난 그럴 생각이 별로 없다. 3년 안에 대단한 일을 해낼 가능성이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그냥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익 측 “아이스브레이킹 차원 발언” 해명
관련해 황 원장 측은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차원의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문광연 관계자는 22일 미디어오늘에 “취임식이 직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라 아이스브레이킹 차원에서 시작을 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그런 (분위기를 푸는) 차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3년간 맡겨진 일을 하고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서 해당 관계자는 “새로운 정책을 펴려면 기존 생각을 많이 깨야 하고, 사실 우리 연구진들이 워낙 잘하고 있어서 황 원장은 ‘지금까지 잘해온 일을 본인이 잘 서포트하겠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발언 중간에 ‘문화원’이라고 언급한 것은 “실수”라고 해명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직 연구자 등 259명이 참여한 학회·연구자 일동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정책적 소통 경험과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임명한 것은 정책 연구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이번 인사는 문화 정책의 전문성과 민주적 소통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사급 연구원들이 있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관련 학위나 경력이 전혀 없는 음식 칼럼니스트가 원장으로 온 것을 두고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해당 연구원 원장추천위원회는 최종 3인의 후보자를 추천했는데 문체부가 문화관광 분야에서 20여년간 연구한 박사급 전문가 2명을 배제하고 황교익씨를 원장으로 임명했다. 황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2021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가 ‘보은인사’란 비판이 나오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한편 황 원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지난 2018년 6월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그는 “‘정치 칼럼니스트로 전업한 거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민주공화정의 시민은 정치에 대해서 누구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며 “저는 정치와 관련되는 칼럼을 쓰지도 않고 정치 시사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나와서 떠들지도 않고 그런 일에 대한 제안들이 있지만 일체 거절한다. 정치 관련되는 일로 돈벌이하지 않는다. 정치도 하지 않을 거다. 어떤 공직도 저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은 참 오래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