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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입으며 경험하는 책…웜그레이앤블루가 확장하는 ‘세계관’ [출판사 인사이드㉚]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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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이어 면에 새기는 '시'

출판 스튜디오 지향하며 깨는 틀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우울증→타투, 좁지만 깊게 형성되는 공감대

웜그레이앤블루는 디자이너 겸 작가인 김현경 대표가 설립한 출판사다. 2016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우울에 대한 이야기’를 출간하며 출판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살아야 할까?’,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지?’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이 책에는 우울증을 겪은 25인의 인터뷰가 담겼다. 개인적인 질문에서 시작했지만, ‘내가 우울증을 겪으며 듣고 싶었던 말’을 전하기도 하면서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웜그레이앤블루를 통해 출간한 ‘INK ON BODY’에는 타투를 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어느 날 네가 말했다, 나는 좀 다르다고’를 통해선 16명의 퀴어 당사자들이 커밍아웃에 대해 이야기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타투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해 짚는가 하면, 커밍아웃을 둘러싼 어려움과 두려움을 전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 대해 “세상에 이야기되지 않은, 혹은 이야기 돼야 하는 작은 이야기들에 집중하고자 합한다”고 말했다. 쉽게 읽을만한 에세이도 만들지만, 앞서 언급한 도서들처럼 “미시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들여다보는 방식을 콘텐츠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출간 준비 중인 ‘저 자그마한 강아지가 뭐라고’를 통해선, ‘이상하리만치 오래가는 펫로스’에 대해 다루며 반려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전망이다.

◆ 종이 넘어 면에 기록…웜그레이앤블루가 깨는 틀

이 같은 이야기들을 종이책이 아닌, 웜그레이앤블루만의 방식으로 기록 중이다. ‘입는 문학, 시-티 프로젝트’는 ‘시 한 편을 티셔츠에 새겨 입는’ 프로젝트로 ‘시와 의류, 문학과 소비, 텍스트와 감정을 연결’하는 시 기반의 의류 시리즈다. 시를 패션 아이템에 담아 감각적으로 독자와 문학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일명 ‘시-티’는 단순히 문장을 옷에 넣는 것이 아니다. 시인의 세계관과 스토리, 그래픽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 ‘입는 문학’을 실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텍스트 매체를 다양하게 소비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학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거리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문학이 책이라는 형태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출판사가 아닌 ‘출판 스튜디오’로 웜그레이앤블루를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 모토를 ‘작은 목소리를 위한 책을 만듭니다’에서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이는 책을 발행해 왔지만 그 중심에 콘텐츠가 있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출판 또한 프로젝트 단위의 작업들을 진행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색다른 행사로 독자들과 소통하기도 한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 현대에서 열린 작은 책 축제 ‘디어마이리더 북 페어’를 통해 대중들의 ‘일상’을 파고든 웜그레이앤블루는 “상업 공간에서 다양한 출판물과 창작물들을 소개 및 판매하며, 새로운 독자층을 얻었다고 느꼈다. 총 1만 건이 넘는 결제 건수와 리뷰를 통해 많은 분들께서 페어를 즐겨주신 것을 봤다”고 말했다. 당시 ‘디어 크리에이터 카드’라는 장치를 통해 감명 깊은 작업물을 가진 창작자에게 카드를 전달하는 진행, 이를 통해 처음 북페어를 처음 찾은 독자에게는 창작자들을 소개하고, 독자와 창작자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독자들과 작아서 깊은 소통을 한 것도 만족스러웠다.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결국에는 콘텐츠를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소비하게 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와 함께 책이 가진 콘셉트와 주제, 디자인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방면으로 쉽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결국 책을 소비하고 소장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웜그레이앤블루의 차원에서는 더 의미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다양한 시도가 필수인 요즘이지만, 그래서 ‘작은’ 이야기도 주목받을 수 있다며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저전과 가장 달라진 점으로 “다변화된 출판물의 주제”를 꼽았다.

더불어 “예전에는 너무 미시적이라거나, 너무 개인적으로 여겨질 수 있었던 주제들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껴진다. 대형 유튜브 채널일지라도, 관심 주제가 아니라면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출판물에 있어서도 그런 채널의 다변화가 느껴진다”며 “독립서점에서 유통되는 책과 개인이 만든 책일지라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독립출판물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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