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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윤영 대표 4수 끝 선임, AX 조직 개편 단행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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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4수’만에 KT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박윤영 KT 대표가 조직 대수술·인공지능 전환(AX)으로 쇄신 드라이브를 건다. 통신 본업 신뢰 회복과 AI 플랫폼 도약이라는 양대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윤영 KT 신임 대표는 30년 넘게 KT에 몸담은 ‘정통 KT맨’이다. 내부 이해도와 조직 친화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1962년 4월 18일(음력)에 태어난 그는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토목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처음엔 포스코 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1992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한 뒤 커리어 대부분을 KT에서 쌓았다. KT 컨버전스연구소장,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 기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주로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실적을 쌓았다.

기업부문장 시절 5G,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주도했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 기반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박윤영 대표가 KT 대표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2019년 3월, 2023년 3월 그리고 2023년 7월 등 세 차례 CEO 후보에 올랐지만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말 KT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선출된 뒤, 올해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되며 ‘3전 4기’ 주인공이 됐다.

4수 끝에 오른 자리인 만큼 박윤영 대표 체제는 단순한 인사교체보다 KT 경영 방향 자체를 재정렬하는 출발점으로 읽힌다.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KT맨으로서 그는 기술과 현장을 아우르는 리더십으로 변화의 방향타를 잡았다.

취임 직후 박윤영 대표가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조직 쇄신이다. 방향은 분명하다. 임원과 조직 규모를 줄여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현장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개편에서 임원급 조직을 약 30% 축소하고, 본사 7개 부문을 커스터머, 엔터프라이즈, AX 사업, IT 등 5개로 통폐합했다. 기존 독립 사업 단위였던 미디어부문은 커스터머부문에 흡수됐고, 경영지원부문은 CEO 직속 체계로 편입됐다.

지역 조직도 개편됐다. 기존 7개 지역본부는 수도권강북, 수도권강남, 동부, 서부 등 4개 권역으로 줄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슬림화가 아니라 중복 기능을 덜어내고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조직 손질은 인력 숫자만 줄이는 방식에 머물지 않았다. 박윤영 대표는 직접 영업을 수행하던 토탈영업센터를 폐지했다. 이 조직은 지난 2024년 10월
전 대표의 대규모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망퇴직이나 자회사 전출을 거부한 인력 약 2200여 명을 수용한 형태였다.

박윤영 대표는 이들을 현장으로 재배치하는 등 영업과 운영 체계도 손질했다. 해당 인력 희망 부서 신청을 받아 재배치 인원 중 약 60~70%를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관련 현장 실무 조직에 배정할 방침이다.

계열사 대표 인사도 쇄신과 안정 균형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KT클라우드 대표에는 김봉균 엔터프라이즈부문장이 겸직 형태로 내정됐다. KT SAT 대표에는 최경일 기술총괄 전무가, KTcs 대표에는 이창호 전 충남충북광역본부장이 각각 내정됐다.

KT엔지니어링은 김병균 대구경북광역본부장, KT HCN은 최광철 전 KT IPTV사업본부장, KT M&S는 박성열 전 강북강원본부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 전 대표가 선임 사흘 만에 사의를 표하며 공석이 됐던 KT스카이라이프 대표에는 지정용 전 KTcs 대표가 내정됐다.

박윤영 대표가 취임 직후 이처럼 속도감 있게 조직을 손보는 배경에는 통신 본업 둔화와 신사업 부진을 동시에 만회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 단순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민첩한 사업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러한 구조 개편이 KT의 AI·DX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윤영 대표가 취임과 함께 강력하게 내세운 키워드는 AX다. 그는 취임 당일 CEO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에게 “KT를 AI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재도약시키겠다”고 선언하며 회사 전략 축을 통신에서 AX로 넓히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기서 AX는 단순히 AI 서비스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략적 개념에 가깝다.

박윤영 대표는 과거 기업부문장 시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KT가 가진 인프라 자산을 AI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네트워크·클라우드·보안 역량을 하나의 축으로 묶어, 단순한 AI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AI가 운용되는 플랫폼 기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측면에서는 이미 조직 개편과 맞물려 실행에 들어갔다. 박윤영 대표는 기존 전략사업컨설팅부문을 폐지하고 AX사업부문을 신설해 B2B 분야 AX 전략 수립부터 제안, 기술 개발, 제휴협력, 서비스 확장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전문 조직을 구축했다.

삼정KPMG 컨설팅 대표 출신 박상원 전무가 수장을 맡아 공공·금융·제조 등 산업별 AX 수요를 선점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분산된 기능을 결집해 책임 경영과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박윤영 대표가 오래 몸담았던 B2B 영역은 AX 전략 핵심이다. 제조, 물류, 공공, 의료 등 산업별 고객을 대상으로 AI 기반 솔루션을 제공해 통신 매출 둔화 빈자리를 일부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 구조는 향후 KT AX 전략과 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KT는 지난 2024년 9월 MS와 5년간 2조4000억 원 투자, 4조6000억 원 매출 목표 AI·클라우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등 공동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장이 교체됨에 따라 KT의 B2B AX와 자체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 방향에 따라 MS 협력 역할과 범위가 재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쟁사도 이미 AI와 클라우드 시장에서 속도를 내고 있고, AX 성공이 선언만으로 담보되지 않는 만큼 박윤영 대표가 신중한 전략적 접근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통신망과 기업 고객 기반이라는 강점을 살리면서 기술과 서비스 완성도를 함께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박윤영 대표 앞에는 성장 전략만큼이나 신뢰 회복이라는 무거운 숙제가 놓여 있다. KT는 지난해 펨토셀(불법 초소형 기지국) 해킹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고객 불편과 불신이 확산됐고 통신사로서 기본 신뢰가 흔들렸다.

박윤영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3사 CEO 간담회’ 직후 “국민 여러분과 정부에 큰 불편과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하며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이를 계기로 안전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안 체계 재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박윤영 대표는 그 일환으로 취임하자마자 네트워크 보안 현장을 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안정성과 보안이 흔들리면 가입자 기반과 브랜드 가치가 동시에 붕괴된다”며 “박윤영 대표가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박윤영 대표는 네트워크·보안 관제센터 현장에서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정적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철저하게 보안에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고객 신뢰 회복의 진정한 출발점”이라며 “현장 중심 빠르고 실행력 있는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대한민국 대표 ICT 인프라 사업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박윤영 대표 등장을 KT가 오랫동안 겪어온 CEO 잔혹사와 외풍을 끊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으로도 보고 있다.

KT는 공기업 한국통신 시절부터 ‘국가 통신망’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2010년대 민영화 이후에도 정치권, 노조, 이사회 이해관계가 얽히며 대표 선임 때마다 외풍이 강하게 작용해왔다.

2019년
전 대표 선임 때는 제1노조의 대규모 반발과 파업 위협으로 경영 공백이 발생했고, 2023년 김영섭 전 대표 과정에서도 노조·이사회 갈등이 반복됐다.

KT 관계자는 “박윤영 대표는 이러한 혼선을 피한 내부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을 갖고 있다”며 “조직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장기 전략을 꾸준히 밀어붙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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