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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석유 최고가 고시 임박, 정부 인상과 동결 사이 고심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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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4조2000억 반영했지만

미·이란 종전 협상 결과 변수

공급망 정상화까지는 시간

절약 메시지 거듭 내는 정부
정부가 오는 24일로 예상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를 앞두고 '가격 인상과 동결'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급등한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한 최고가격제를 유지하자니 정유사 손실 보전에 따른 재정 부담이 커지고, 가격을 올리자니 민생 부담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 국면에서 정부가 민생 안정과 재정 부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석유 최고가격제 자체는 유지하되 가격 조정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은 계속한다면서도 "가격이 문제"라며 "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토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내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정유사 손실 보전 예산 4조2000억원을 반영했다. 최고가격제 6개월 유지를 전제로 한 조치다.

다만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추가 재정 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도 가격 동결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27일 2차, 이달 10일 3차 석유 최고가격제 고시를 이어갔다. 3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2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됐다. 당초 정부는 2주마다 국제유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다시 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2차에서 모든 유종 가격을 210원씩 올린 뒤 3차에서는 추가 인상 대신 동결을 택했다.

제도 시행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최고가격 준수를 공개 압박하고, 이를 어기는 주유소의 신고도 독려했다. 이에 시행 한 달여 만에 최고가격제 운용 기조를 크게 바꾸기는 정부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최고가격제 유지에 따른 부담도 공개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유류 소비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생산 원가와 실제 판매가의 차액 부분을 정부가 다 보전해 주게 되는데 그게 다 국민 세금"이라고 말했다.

반면 산업통상부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셋째 주부터 4월 둘째 주까지 휘발유·경유 판매량(총 255만2000㎘)은 지난해 같은 기간(269만1000㎘)보다 감소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대통령까지 문제의식을 드러낸 상황에서, 주무부처는 관련 통계를 제시하며 소비 증가 지적에 선을 그은 셈이다.

오는 21일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만료를 앞두고, 우리 정부도 종전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미국과 이란의 2차 담판은 오는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휴전을 연장하지 않고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전 만료 이후 대응을 묻는 질문에 "연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러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유지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불행히도 다시 폭탄 투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이란산 원유 수출과 항만 물류를 겨냥한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역시 미국의 봉쇄가 계속되면 해협 개방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종전 협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호르무즈 상황을 안정화 수순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종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선박 적체 해소와 운항 안정성 회복, 에너지 조달 정상화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국내 원유 수급 정상화 시점도 그만큼 불확실한 상황이다.

최고가격제로 당장의 가격 충격을 눌러온 정부는 소비자 체감 부담이 낮아질수록 절약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항시 경계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앞서 "국민 세금으로 관련 비용이 일부 충당되고 있고, 고유가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에너지 절약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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