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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경선 친청계 약진, 1인1표제 여파 현역 탈락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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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선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마무리

박수현·이원택 등 친청계 후보들 약진

1인1표제 통한 권리당원 영향력 입증된 셈

"정정래, 전당대회서 경쟁력 가질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현역 단체장들이 잇따라 탈락하고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약진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당 안팎에서는 권리당원 영향력을 대폭 확대한 '1인1표제' 도입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형 선거에서 이른바 '강성 당원' 표심이 결과를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같은 흐름이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라인업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오영훈 제주지사 등 민주당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연임에 도전했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현역 불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서는 현역이 전멸하면서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친청계' 또는 정청래 대표와 정치적 궤를 같이하는 인물로 분류된다. 충남지사 후보로 선출된 박수현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정청래 지도부의 수석대변인에 임명돼 최근까지 '민주당의 입'으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전북지사 후보인 이원택 의원은 대표적인 '친청' 인사 중 한명으로 '밥값 대납 의혹'에도 불구하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인 민형배 의원 역시 검찰개혁 강경파로 분류되며 친청 성향을 띠는 인물로 평가된다.

경선 과정에서 맞붙은 상대를 보면 구도는 더 뚜렷해진다. 박수현 후보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양승조 전 지사를 눌렀고, 이원택 후보도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 안호영 의원을 꺾었다. 민형배 후보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김영록 지사를 제치고 후보로 확정됐다.

이밖에도 경기지사 경선에서는 6선의 거물 정치인인 추미애 후보가 '친명' 한준호 의원과 '비계파' 김동연 지사를 단번에 제치며 이변을 연출했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정 대표와 궤를 같이하는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계인 전재수, 김경수 후보가 선출됐다. 전반적으로 친명계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구도 속에서 친청계 또는 비주류 인사들이 약진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당내 권력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현역 프리미엄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고, 조직 기반보다 당원 표심이 결과를 좌우했다"며 "정청래 체제 이후 달라진 당내 선거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달라진 선거 구조는 '1인1표제'를 의미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 당내 주요 선거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가치 차이를 없애고 동일하게 반영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가 20대 1 수준이었지만, 1인1표제가 도입되면서 1대 1의 가치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권리당원 표심이 사실상 승패를 가르는 구조로 바뀌면서 강성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 대표 취임 이후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해 온 흐름과 맞물리며 특정 계파에 대한 지지 결집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경선에서도 권리당원 표심이 결과를 뒤흔든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강성 지지층 결집을 바탕으로 표를 끌어모은 반면, 현역 단체장이나 친명계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결집력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권리당원 비중 확대가 특정 지지층에 의한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후보 경쟁력보다 계파 결집이 결과를 좌우하는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1인1표제 이후 권리당원 영향력이 커지면서 특정 지지층 결집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후보 경쟁력보다는 계파 색깔이 더 크게 작용하는 구조가 굳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흐름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표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번 경선 결과가 그대로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벌써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경선은 사실상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을 띤다"며 "이번 결과를 보면 당원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분명히 드러났다. 이런 흐름이 유지된다면 정 대표가 전당대회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 친명계 의원은 "당내 불협화음이나 잡음이 나지 않는 방향 안에서 지방선거 승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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