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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 자가”…'21세기 대군부인' 변우석 부를 때 호칭 '자가',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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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실의 호칭 체계는 신분과 서열에 따라 매우 엄격하게 세분화되어 운영되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마마(媽媽)'는 왕실 내에서도 최상위 계층에게만 허용되던 극존칭이다. 구체적으로는 국왕과 왕비, 상왕, 대비, 왕위를 이어받을 왕세자와 그 부인인 세자빈에게만 사용할 수 있었던 표현이다. 이는 곧 국가의 현재 권력과 차기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들에 국한된 존칭이었음을 의미한다.
반면 드라마 속 변우석의 호칭인 '자가(慈駕)'는 '마마'보다는 한 단계 낮으면서도 일반 사대부의 존칭인 '대감'보다는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왕실 가족을 예우할 때 사용했다. 대군(大君)과 군(君)은 왕의 적자와 서자에게, 공주(公主)와 옹주(翁主)는 왕의 적녀와 서녀에게, 부부인(府夫人)과 군부인(郡夫人)은 대군과 군의 정실부인에게 사용한 호칭이다.

일부 시청자는 왕의 아들이라면 모두 '저하'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조선 시대 법도상 '저하(邸下)'는 오직 왕세자에게만 허용되는 호칭이다. 왕세자가 아닌 다른 아들들, 즉 대군이나 군에게는 '자가'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극 중 대군을 '저하'나 '마마'라고 부른다면 이는 당시 법도상으로는 월권이나 역모로 비춰질 수 있을 만큼 엄격한 구분이었다.

언어학적으로 접근했을 때 '자가'의 '가(駕)'는 본래 임금이 타는 수레를 뜻한다. 이는 귀한 신분의 인물이 이동할 때 사용하는 수단을 통해 그 인물 자체를 높여 부르는 대명사적 표현으로 정착되었다. '마마'가 신격화된 절대 권력에 대한 경외심을 담고 있다면, '자가'는 그보다는 조금 더 인간적이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한 귀족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조선 왕실 호칭의 서열과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앞으로 드라마는 대군과 대군부인의 로맨스 전개와 더불어 현대 사회 속에 녹아든 왕실의 예법과 문화를 더욱 흥미롭게 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호칭 하나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위계와 존중의 가치가 현대적 가치관과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대군 자가'라는 짧은 네 글자가 주는 깊은 울림은 K-드라마가 지닌 콘텐츠 제작 역량과 세밀한 고증의 묘미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며 시청자들을 더욱 깊은 이야기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