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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대폭락 이후... 시장은 개선됐을까, 악화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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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시장이 아주 크게 무너져 내린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과연 시장 상황은 그동안 좋아졌을까, 아니면 여전히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약세장이 지배하고 있을까.

12일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비트코인(Bitcoin, BTC)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의 주문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호가창 규모가 지난해 9월 대비 절반인 50%나 뚝 떨어졌다. 이는 시장에서 코인을 쉽고 빠르게 사고팔 수 있는 돈의 흐름인 유동성이 아주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가지 중요한 지표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 시장이 이렇게 약하고 흔들리는 진짜 이유는 지난해 일어났던 갑작스러운 폭락 때문이라기보다는 올해 새롭게 나타난 흐름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약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10일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순식간에 가격이 무너져 내린 이 끔찍한 폭락 사건으로 빚을 내서 크게 투자했던 돈인 190억 달러가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중 일부는 40~80%까지 가격이 무섭게 폭락하기도 했다.

당시 많은 투자자는 가격을 조절하며 거래를 돕는 여러 시장 조성자들이 완전히 망해버렸다고 짐작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바이낸스 거래소가 가격을 조작했다고 크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10월의 무서운 폭락 이후에 정말로 코인 시장의 뼈대와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을까. 코인을 사고파는 돈의 흐름과 파생상품 시장, 그리고 큰돈을 굴리는 기관 투자자들의 지표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 오르거나 내릴 때 쌓여 있는 전체 주문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9월 기준 1억 8000만 달러에서 2억 6000만 달러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폭락이 일어났던 지난해 10월 10일에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생긴 기계적인 오류와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빚을 낸 투자가 자동으로 취소되는 현상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시장에 돈이 일시적으로 싹 말라버리는 아찔한 현상이 발생했다.

폭락이 진행되는 동안 비트코인의 주문량은 깊은 소용돌이처럼 계속 줄어들었고, 결국 지난해 11월 중순이 돼서야 1억 5000만 달러 근처에서 겨우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현재 비트코인의 주문량은 1억 3000만 달러를 넘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이는 건강했던 지난해 9월의 수준에서 50%나 크게 줄어든 초라한 수치다.

가뜩이나 약해져 있던 시장 상황은 지난 2월 더욱 나빠지고 말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 5000달러 선을 지키기 위해 힘들게 땀 흘리며 버티는 동안 주문량은 거의 10일 동안이나 6000만 달러 아래로 푹 꺼져버렸다.

전체적인 코인 시장의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특히 가격의 미래를 걸고 거래하는 파생상품 시장이 약해진 모습이 아주 크게 나타났다.

최근 30일 동안 코인 파생상품의 거래량은 40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이는 지난해 9월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2000억 달러라는 기준에 한참 모자라는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렇게 미래의 가격을 두고 계약하는 거래가 줄어든 것이 무조건 가격이 뚝 떨어질 것이라는 나쁜 신호는 결코 아니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믿고 사는 사람들과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슬프게 믿고 파는 사람들의 수가 항상 비슷하게 저울처럼 균형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쑥쑥 오를 것을 기대하며 빚을 내서 크게 투자하려는 사람들의 수요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증권시장에서 코인을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인 상장지수펀드 거래량도 뒤처져 걷고 있다.

비트코인 파생상품 시장의 투자자들이 얼마나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는지 평가할 수 있는 펀딩비라는 지표가 있다. 펀딩비는선물 시장과 현물 시장의 가격 차이를 맞추기 위해 투자자들끼리 주기적으로 주고받는 일종의 수수료를 의미한다.

만약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빚을 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면 이 지표는 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이 말은 가격 하락에 돈을 건 사람들이 자신들의 투자를 지키기 위해 반대로 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자료를 살펴보면 이 지표는 지난해 11월 내내 아주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2월 들어서 뾰족한 바늘처럼 날카롭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에 상장된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0일의 끔찍한 폭락 사건에도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11월 말 무렵에는 하루 거래량이 무려 115억 달러로 껑충 뛰면서 20개월 동안 가장 높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는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하루에 40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규모로 아주 활발하고 꾸준하게 시장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4월 첫째 주가 되자 거래량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33억 달러 아래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이와 비슷한 현상으로 이더리움(Ethereum, ETH)의 미국 상장지수펀드 하루 평균 거래량도 매우 건강했던 지난해 9월 20억 달러에서 정확히 절반인 1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호가창에 쌓인 주문량과 파생상품의 펀딩비 지표, 그리고 상장지수펀드의 전체 거래량을 모두 종합해서 살펴보면 4월의 암호화폐 시장은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건강이 훨씬 더 나빠졌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코인 시장의 기본적인 구조와 뼈대가 적어도 지난 2월까지는 잘 버텨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시장이 힘들어하는 진짜 이유가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10일에 있었던 갑작스러운 폭락 사건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의 예상은 사실과는 다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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