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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은총재 후보, 해외 이력 44년 현장 감각 부재 우려
최보식의언론
신 후보자가 대통령 지명 후 기자들에게 "환율 수준 자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을 보고 뭔가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고환율로 물가가 급등하며 많은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한은총재 후보가 민생 경제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발언을 해서 놀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 총재 후보자의 이력을 찾아보니 신 후보자는 어린시절부터 부모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고 1974년에 런던에 소재한 사립학교인 이마뉴엘스쿨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에서 육군 만기병장으로 제대하고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포드대학교 모들린컬리지에서 학사, 너필드컬리지에서 경제학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계속 너필드컬리지에서 경제학과 교수를 하다. 2006년에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일했고 뉴욕연방준비은행 자문교수 겸 금융자문위원으로 근무했다. 2010년 이명박 정권 시절 대통령실 국제경제보좌관으로 1년 가까이 근무했고 2014년 부터 스위스 바젤에 있는 국제결재은행(BIS)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다 이번에 한은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다.
신 총재후보의 학력과 경력은 화려하다 못해 넘치고 넘쳐 세계 석학급이다. 필자가 그에 대해 이질적으로 느꼈던 부분이 바로 그의 44년이나 되는 과거 해외경력에서 온 것이다. 신 총재 후보는 한국에서 산 기간보다 외국에서 산 기간이 훨씬 길다.어린 시절과 군복무기간 그리고 청와대 1년 근무시절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럽과 미국에서 일하고 거주했다. 그의 화려한 경력을 봤을 때 그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가 오랜 해외거주 이력 탓에 한국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근무할 때 회사에서 영재급 해외인력들을 특히 미국에서 많이 영입하여 젊은 나이에도 회사 고위직에 임명됐다. 대부분 미국에서 자랐고 대학도 IVY리그급 명문대 출신들이다. 당시 글로벌 IT기업에서 부사장급 이상으로 일하다 삼성전자로 영입되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VICE-PRESIDENT 자리는 30대 초반에도 임명된다. 그들이 삼성전자에서 일한 기간은 길어도 4~5년을 넘지는 못했다. 이들이 기대했던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부분이 있지만 한국 기업에 적응하지 않은 혹은 못한 이유도 있다.
필자도 그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대화를 했는데 한마디로 서로 대화가 잘 안 되어 답답했다. 우리처럼 해외대학에서 공부하고 해외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어도 우리는 겉과 속이 100% 한국 사람이다.
미국에서 어릴 적부터 공부하고 근무한 사람들의 특징이 그들 마음 속에 모든 일의 기준점이 미국 사회고 미국 기업이었다.겉만 한국 사람이지 사고 방식은 미국인이라 속은 완전히 미국사람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쿠팡의 김범석 의장과 같은 사람이다.
우리와 일할 때 뭔가 우월감을 느끼는지 자신의 주장에 반박하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자기가 가르치는 대로 그냥 따르라는 식이다. 물론 회사가 그들을 영입한 목적이 글로벌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니 그들의 좋은 점을 배우고 회사에 접목하면 된다. 더구나 절대 영입인력을 흔들지 말라고 했으니 실무와 동떨어진 지시를 할 때 반박도 못 하니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에게 느낀 몇 가지 문제점을 열거하면 이들은 우선 회사에 대한 애착이나 애정이 없다. 많은 연봉과 대우를 받다가 더 좋은 조건이 있으면 떠날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대개 3년 정도 계약을 하는데 3년 후에 회사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있고 스스로 떠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미국에서 그렇게 커오고 직장을 다녔으니 회사에 대한 애착이나 애정이 없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당장의 업적이 중요하지 회사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삼성에 처음부터 입사하여 평생 삼성에만 다닌 사람들은 물론 현재의 실적이 중요하지만 항상 회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위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준비를 한다. 만일 당장의 실적은 좋지만 미래에 회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당장의 실적을 포기한다.
해외영입인력은 국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어차피 계약이 끝나면 다시 자기가 살던 나라로 떠날 것이니 국내 이슈에 관심이 거의 없다. 아이들도 모두 미국 국적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직장을 다니니 가족과 떨어져 살 사람은 없다. 어차피 한국을 다시 떠날 사람들이라 한국에 애정이 없어 겉만 한국 사람이지 속은 100% 미국 사람이다.
신 총재후보자의 발언에서 느꼈던 이질감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그의 이력에서 보다시피 신 총재 후보는 평생 영국과 미국학계(옥스퍼드, 프린스턴 등)와 국제기구(BIS, IMF)에서 활동하며 '거시경제 이론'의 권위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직접적으로 금리 결정 등 국내 통화정책 실무를 운영한 경험이 전무하다.
게다가 40년 넘게 해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고물가와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 경제 등 한국 내부의 특수한 경제 상황에 대한 현장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환율 수준 자체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답변이 쉽게 나오는 것이다. 만일 그가 한국 실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는 정도의 공감을 표시했을 것이다.
솔직히 신 총재 후보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이다. 학력과 경력이 화려하다고 국내와 같은 다른 환경에서 반드시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무리하게 자신의 학문적 이론을 환경이 다른 실무에 적용하려다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그가 한국 통화실무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데다 그가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아마도 영국 혹은 미국식으로 고착되었을 텐데.... 한국은행에서 직원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낼지 걱정스럽다.
반면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진 우리나라 상황에서 그가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 출신으로 그의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한국 환율과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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