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읽음
YTN 이사회 개편, 방송법 우회한 경영권 장악 논란 확산
미디어오늘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9일 김현 의원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과 그 부역자들로 구성된 YTN 이사회가 방송법을 무력화하는 꼼수를 시도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앞서 YTN은 지난달 27일 한겨레 사장 출신 양상우 신임 의장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개편하고 저널리즘책무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사장 직속 이사회정책기획실을 신설했다. 한겨레 사외이사 출신인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과 이상규 전 인터파크 대표이사가 각각 사외이사와 비상무이사, 이유정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를 두고 YTN 내부에서 대주주 유진그룹이 방송법에 명시된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사실상의 경영권을 행사하려 자행한 “경영권 찬탈”(언론노조 YTN지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 문제의식을 담은 YTN 구성원들의 기수별 성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YTN 사측은 지난 6일 “이사회의 책임 경영 행보를 경영권 찬탈로 규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이자 비현실적, 탈법적, 반민주주의적 주장”이라 반박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더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것은 이 같은 위법과 편법 꼼수를 부리는 자들이 언론 민주화에 앞장섰던 한겨레 사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자이고, 수십 년 동안 인권연대 사무국장을 지내며 지금도 ‘진보층’ 몫으로 방송에서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자라는 것”이라며 “1인 방통위의 유진그룹 최다 출자자 승인이 얼마나 졸속으로 위법하게 이뤄졌는지, 유진그룹이 보도전문채널 YTN을 소유할 자격이 없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자들이 유진을 등에 업고 YTN 장악에 함께 나서고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전준형 YTN지부장은 이것이 “‘유진 강점기 시즌2’를 예고”한 것이라며 “이른바 범진보 진영 인사를 앞세워서 알박기에 나선 것”이라 주장했다. 새로 이사회에 진입한 이들을 향해선 “유진그룹의 간택을 받아서 YTN 이사회에 들어온 순간 이들은 진보의 가면을 쓴 채 천박한 자본의 부역자를 자처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진그룹이 장악한 YTN 이사회는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고 보도 개입을 시도하는 등 방송법 위반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직권 조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방미통위가 방송 미디어 주무부처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철저히 감독하기를 요구한다”라고 했다.
변호사인 김성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유진이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운영하고 사장추천위원회 구성도 입맛대로 하는 걸 고집하더니 이제는 사장 없이 이사회가 직접 운영을 하겠다고 한다. 탈법을 넘어선 위법”이라며 “보도전문채널은 국민 알 권리와 공론장 마련을 위해 정부로부터 허가된 방송이자 독립적 지배구조의 토대 위에 권력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감시하는 공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소유, 경영, 방송을 일체화하려는 사업자가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현 의원은 신임 YTN 이사진을 향해 “눈이 있으면 보고, 귀가 있으면 듣고, 입이 있으면 멈추고, 종사자들의 얘기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불법 행위에 더 이상 가담하지 말고 YTN의 정상화를 위해서, 민주주의와 인권과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헌법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주시고, 더 이상 우리가 낯 붉히면서 얘기하지 않기를 간절히 요청한다”라고 했다.
향후 YTN 관련 대응에 관해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이 ‘빠른 시일 안에 YTN 문제를 다루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난 김 위원장은 “(방미통위가) 업무를 시작한 게 대략 일주일 정도 된 것 같다”라며 “내일 첫 번째 회의가 열리고 방송3법 시행규칙에 대해 실무적으로 검토했던 것들 논의가 끝나면 그 부분에 대해 처리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방미통위가 윤석열 정부 방통위(방미통위 전신)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결정을 취소할지도 관심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1월 옛 방통위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취소하라고 판결했고, 유진 측이 항소한 상태다.
관련해 전준형 YTN지부장은 “(합의제·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던) 2인 체제 방통위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났기 때문에, 이제 합법적으로 정족수가 갖춰진 방미통위가 새롭게 유진 그룹에 대해 최대출자자 자격이 있는지 즉시 재심사에 나서서 승인이나 취소 여부를 판단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 방미통위가 운영되지 않으면서 유진그룹이 사실상 YTN의 장악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이사회를 갈아치우고 이른바 범진보진영의 인사들을 새로 이사회에 몰아넣어 정치권을 향한 로비를 활발하게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미통위가 가능한 빨리 YTN의 정상적 소유 구조를 회복하는 조치에 나서줬으면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