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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가상자산 3법 발의, 복수 계좌 허용 추진
스타트업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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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입법 논의가 본격화됐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9일 발의한 이른바 ‘가상자산 3법’은 그간 단편적으로 운영돼 온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법안은 ▲가상자산기본법 제정안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개정안 등 3건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 중심의 규제에 머물러 있었고, 산업 성장 전략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핵심인 ‘가상자산기본법’은 발행, 유통, 파생상품까지 포괄하는 종합 법안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등 가치유지형 자산에 대해 금융위원회 인가를 의무화해 무분별한 발행을 제한하는 장치를 담았다.

또 가상자산위원회를 신설해 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승인된 사업자에 한해 파생상품 취급을 허용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여기에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담 중개업도 도입해 시장의 단계적 고도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입법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은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다. 현재 사실상 관행처럼 자리 잡은 ‘1거래소 1은행’ 구조를 명시적으로 폐지하고, 복수 금융기관과의 실명계좌 계약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 해당 구조는 중소 거래소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고, 일부 대형 거래소 중심의 시장 재편을 고착화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복수 계좌 허용이 현실화될 경우 경쟁 환경은 한층 유연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융권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행 과정에서 세부 기준 마련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개정안도 눈에 띈다.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융회사 등’ 범주에 포함시켜 규제 샌드박스 적용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했다.

지금까지는 가상자산 기업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신사업 실험에 제약이 있었다. 법안이 통과되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디파이(DeFi), 토큰화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험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은 산업 진흥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스테이블코인과 파생상품까지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는 글로벌 규제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반면 우려도 존재한다.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가격 변동성과 투자자 보호 이슈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규제 완화가 과도하게 작용할 경우 부작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복수 은행 계좌 허용은 금융 시스템 안정성과 직결되는 만큼 정교한 감독 체계가 요구된다.

김성원 의원은 “분절된 규제 구조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가상자산 산업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며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금융 질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역시 제도 정비를 통해 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 있을지, 동시에 투자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을 얼마나 균형 있게 담아낼 수 있을지가 향후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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