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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여유자금 270조 최대, ETF 및 빚투 급증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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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피가 '사천피'를 돌파하는 등 역대급 주식 열풍이 불면서 가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규모가 크게 늘었다. 특히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은 위축된 반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빚투' 수요가 그 빈자리를 채우며 가계 자금조달을 견인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 규모는 269조7000억원으로 전년(215조5000억원) 대비 확대됐다. 이는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출 증가를 상회하는 소득 증가, 아파트 신규입주물량 감소 등에 따른 여유자금이 증가한 결과다.

순자금 운용은 경제 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가계의 경우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 규모가 2024년 42조2000억원에서 2025년 106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투자펀드 지분은 주식형·채권형 펀드와 국내에 상장된 ETF를 뜻하는데, 여기엔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도 포함된다.

주가 상승에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도 ETF에 대한 관심은 이어갔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장은 "주식은 연중 15조원을 팔았고, ETF 등이 포함되는 투자펀드는 연중 75조5000억원 증가해 ETF 투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자금조달에서도 '빚투' 열풍이 나타났다.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 규모는 금융기관 차입을 중심으로 2024년 33조3000억원에서 2025년 72조7000억원으로 대폭 커졌다. 다만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은 44조8000억원으로 전년(59조6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김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조달 규모는 증권사, 여신전문회사 등 기타중개기관 대출금이 늘어난 부분이 차지한다"며 "특히 증권사에서 신용공여, 주식담보대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로 직전년도말(89.6%)과 비교해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89.6%)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김 팀장은 "6·27 대책,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10·15 대책 등 2025년 시행된 가계 대출 규제로 가계 부채 증가율이 명목 GDP 증가율을 하회하면서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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