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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협박전술과 미이란 휴전, 호르무즈 통행료 쟁점화
최보식의언론
부동산업자 시절 이런 협박전략으로 많은 부동산을 헐값으로 인수했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과 별장으로 사용하는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가 협박전술로 헐값에 인수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번 관세협상에서도 모든 대상국가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전술이 사용되었고 모든 국가에 잘 통했다. 협박전술임을 모두가 알면서도 상대가 너무 강경하고 강력하니 당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협박전술이 과거 잘 통했던 이유는 사전에 언론 플레이를 통해 가짜뉴스를 사실처럼 퍼트리고 입소문을 통해 협박이 실제로 벌어질 것처럼 포장하여 협상 상대를 공포에 빠트려 협박을 사실로 믿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협박전술이 통하면 상대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협박전술이 통하지 않으면 바로 꼬리를 내렸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미국 정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TACO'라는 조롱성 별명을 붙여줬다.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언제나 겁먹고 물러난다)는 작년 5월경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고관세 등 강경정책 발언을 하고 주식시장이 급락하거나 의외의 역작용이 발생하면 발표한 정책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패턴이 반복되며 생긴 풍자성 표현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문명 말살"이나 "민간시설 폭격" 같은 위협은 단순한 협상 전술로 치부하기엔 그 선을 한참 넘었다.
과거에는 단순히 이익을 얻기 위한 협박전술이었지만 이번에는 인류의 귀중한 유산 파괴와 대규모 인명 살상에 관련된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국제사회로부터 전혀 공감을 얻지 못했고 만일 실제로 폭격이 진행되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모두가 외면하는 외톨이가 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범죄자가 될 위험성이 높았다. 대통령 자리에서 탄핵될 수 있고 퇴임 후에는 전쟁범죄자로 체포될 수 있다.
우선 국제법 위반이다. 문화유산은 특정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역사이다. 1954년 헤이그 협약과 제네바 협약은 전쟁 중에도 문화유산을 보호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문화유산을 파괴하겠다는 것은 인류의 정체성을 지우겠다는 오만한 발상이고 명백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과거 ISIS가 문화유산을 파괴했을 때 전 세계가 놀랐고 모두가 비난했었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로서 내뱉을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 그동안 미국이 세계경찰의 역할을 했던 것은 강력한 힘보다는 미국의 행동이 충분한 도덕적 명분을 갖췄기때문이었다.
오죽하면 트럼프의 측근이었던 우파 인플루언서 터커 칼슨은 민간 인프라 공습 협박에 대해 "전쟁 범죄이자 도덕적 범죄"라고 비판했을까. 그는 트럼프가 민간인 공격을 명령하면 미국 관료들이 거부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란 정부의 대응 발언도 경악스러웠다. '청소년을 동원한 인간방패' 발언은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취급하는 가장 저급한 형태의 정치적 도구화다.
인간방패가 있는데 공격하면 많은 민간인 살상이 발생할 수 있어 공격을 꺼릴 것이라는 미국의 인도주의적 약점을 역이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자국민의 희생을 이용해서 국가의 군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는 전술적으로 영악할지 모르나, 문명 사회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비겁한 반윤리적 행위다.
이란 정부는 자발적인 참여라고 주장하지만 누가 믿겠는가? 과거 야만적 전투에서 적의 국민이나 포로가 된 군사들을 성 앞에 앞세워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려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 국가의 선전 선동이나 강압에 의해 사지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았으니 도덕적 정당성이 없다.
국가의 최우선 목표와 과제는 자국민의 생명 보호다. 자국민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한 소모품이나 방어 장비처럼 취급하는 것은 비윤리적 문제를 떠나 국가와 국민 사이의 기본적인 사회적 계약을 저버리는 행위다. 국가의 존재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선을 한참 넘은 협박과 극단적 대응 선언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두 국가는 파키스탄 총리의 중재가 "오랜 가뭄 끝의 단비"와도 같았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폭격 후 전쟁범죄자로 몰리기 싫었을 테고 이란 정부도 폭격 후에 맞게 될 국민을 방패로 내세운 비인도적 정부라는 국제적 비난과 국가적 재앙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이 도를 한참 넘다보니 트럼프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른 것이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충돌 직전의 두 폭주열차가 잠시 멈춘 것은 파키스탄 총리의 뛰어난 외교역량이라기 보다 파키스탄 총리가 나서서 서로 가려운 곳을 긁어 줬다는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서로에게 극한대결에서 잠시 물러나 냉정을 되찾을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2주간의 일시적 휴전합의는 2단계 프로세스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현재)는 2주간의 일시 휴전 실시하며 이란은 폐쇄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미국은 이란 본토에 대한 추가 공격을 중단한다.
2단계(향후)는 휴전 기간 내에 종전을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의 제안이 "협상의 실행 가능한 기초(workable basis)"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 쟁점은 3가지다. 핵 농축 제로화 문제, 미국 공격에 의한 피해에 대한 경제적 보상 및 통행료, 이란 재공격 금지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 중단 등이다. 3가지 모두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국의 중간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재집권 후 최저 수준인 30% 초중반대로 추락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이란도 마찬가지로 전쟁을 더 이상 계속할 여력이 없다.
미국과 이란 두 나라 모두 가능한 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전쟁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3가지 조건 중 2가지는 미국이 들어주든 말든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이 없다.
걱정은 미국이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려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고 한국, 일본 등에 큰 피해를 주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같은 중대사안에서 이란에게 양보할 것 같아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조하지 않은 한국, 일본 등을 자신이 도와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것 같다.
이란은 폐쇄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해 척당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징수하여 오만과 분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조건이 미국에 의해 받아들여지면 국제 해상 물류 비용에 특히 우리나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 된다.
중동전쟁을 지켜보며 유엔이나 국제법의 무의미함을 느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도 유엔이나 국제법이 작동하지 않았고 이번 중동전쟁도 마찬가지다. 냉혹한 국제정치에서는 강력한 국방력만이 바로 질서고 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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