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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에 한국 경제 타격, 에너지 의존으로 성장률 하향
위키트리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이란 분쟁 이후 한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비교전 국가는 없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주요 에너지 자원을 중동,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비중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통항 차질은 곧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제한되면서 에너지와 산업용 원자재 수급 부담이 커졌고, 향후 수개월간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유 가격 상승은 전기·가스 요금뿐 아니라 운송비와 생산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농축산물 가격 역시 물류비 상승과 맞물려 연쇄적인 인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영향은 금융시장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증시 급락과 환율 변동, 성장률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삼중 충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단기간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며 원화 가치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키운다.

에너지 비축 상황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제 기준상 한국은 수입 중단 상황에 대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정부 비축분은 약 한 달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단기 충격에는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인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대응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해협 봉쇄 여파로 한국 선박 수십 척이 항로에 제약을 받으면서 물류 차질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해상 운송 지연은 원자재 수급뿐 아니라 완제품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며, 기업들의 생산 일정과 계약 이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은 원자재 수급과 물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만큼,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핵심 원자재의 전략적 비축 강화 등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변화 속에서 한국 경제가 어떤 구조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향후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