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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법정증언 “보고 다음날 尹 VIP 격노 들어” 공보실장 “V 언급말라 들어”
미디어오늘
박정훈 전 단장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가 윤 피고인의 순직해병 수사외압 사건(직권남용 및 감금 혐의)과 병합해 심리하고 있는 허태근 전 국방부 정책실장과 전하규 전 대변인의 모해위증 사건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박 전 단장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책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수사이첩 등을 포함한 최종 수사결과를 2023년 7월30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 보고한 날 장관 결재까지 받았으나 돌연 다음날 언론브리핑 취소, 수사 이첩 보류 지시, 항명죄 파동으로 이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박 전 단장은 특히 그해 7월31일 낮 12시45분경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특별한 사유없이 오후 2시로 예정된 언론브리핑이 취소됐으니 부대로 복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라고 설명하면서 브리핑 취소 원인에 ‘윤석열’이 있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 전 단장은 “그날 김 사령관이 주관한 최초 회의 때엔 다들 혼란스러워서 그런 내용은 못 들었고, 김 사령관이 이날 17시 어간에 별도로 불러서 그렇게 얘기해 줬다”라며 “그날 오전 11시경 대통령 주관 수석 보좌관 회의가 있었는데, 거기서 국방비서관이 해병 1사단 사망사건 보고를 했을 때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한단 말이냐, 국방부 장관 연결해라’라고 하면서 이 일이 다 이렇게 뒤집어지게 됐다. ‘군 관련해서 이것보다 더 화를 낸 적이 없다’라는 얘기까지 사령관한테 들어서 알게 됐다”라고 증언했다.
박 전 단장은 이날 대책회의에서 수사결과를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해 판단하게 하자고 자신이 건의해 그렇게 하기로 결론이 났는데, 국방부가 ‘해병대 스스로 하라’라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김계환 사령관이 이튿날인 그해 8월1일 ‘옷 벗을 각오로 건의하고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자신에게 얘기를 한 사실은 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단장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7월31일 통화에서 ‘혐의자, 혐의 내용, 죄명 다 빼라’라고 요구했고, 8월1일엔 안 된다고 하니 ‘구체적인 혐의가 있는 사람만 남기고 그렇지 않으면 빼라’고 해서 ‘그럼 대대장 이하만 남기라는 것이냐’고 하니 맞다고 답변해 결국 사단장을 빼라는 것이냐고 되물으니 그때는 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 전 단장이 경찰로 기록을 이첩하자 이 이유로 항명죄로 수사받게 됐다. 이후 있었던 일을 언론 등 외부에 알리게 됐는지를 묻는 검사 신문에 박 전 단장은 “항명이 아닐 뿐 아니라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며 “하지만 개인이 국가 권력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국민들에 알려 지지와 응원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언론에 알리게 됐다”라고 답변했다.
VIP 격노설과 관련해 내부 입단속한 정황도 나왔다. 이윤세 전 해병대 사령부 정훈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같은 사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2023년 8월18일 이후 문현철 해병대 방첩부대장과 식사자리에서 처신잘하라는 얘기를 들은 적 있느냐는 검사 질의에 “VIP 관련 내용이 돌고 있으니 처신잘하라, ‘처신잘하라’가 아니라 ‘V 관련 얘기 안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 정도를 들었다”라고 증언했다. 이 전 실장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 불필요한 지휘관에 대한 소문이 돌면 문제될 수 있으니 확인되지 않았으니 함부로 얘기하면 안된다, 조심하자는 취지로 언급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박정훈 전 단장의 최종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이 ‘사단장도 형사처벌 대상이 돼야 하냐’라고 물어본 일이 있었는지를 두고 검사측과 변호인측이 공방을 벌였다.
박 전 단장은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장관의 질문이었다”라며 “경찰로 이관하겠다고 하니 장관이 일반적 사망 사건에서 사단장까지 이첩하는 경우가 없는 케이스다 보니까 질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최종 보고를 했던 회의에는 두 사람 외에도 허태근 정책실장, 박진희 군사보좌관, 전하규 대변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윤세 정훈공보실장 등 5명이 더 있었는데, 박 전 단장을 제외하고 모두 이 전 장관이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단장의 경우 당시 항명죄 뿐 아니라 상관 명예훼손죄까지 혐의가 추가됐다.
허태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증인의 기억과는 달리 증인을 제외하고 당시 보고에 참석했던 장관 본인을 포함해 6명이 모두 장관이 ‘사단장도 처벌돼야 하느냐’라는 취지의 발언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한 사실은 아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박 전 단장은 “그들의 진술이 제 진술과 배치됐다고 해서 제 진술의 신빙성이 틀렸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허태근 전 실장이 당시 수사 결과 보고를 들으며 ‘군 사고에서 지휘 층이 법적 책임이 다를 텐데 사단장부터 말단 하급 간부들까지 모조리 범죄의 혐의자로 보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식의 문제제기성 혼잣말을 했다는 데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도 나왔다. 박 전 단장은 “그런 기억은 없다. 그런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장관께서 결재를 하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