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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분기 영업익 57조, 성과급 갈등 속 총파업 위기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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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7조 원이라는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 300조 원 시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는 노조가 5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 시장 선점을 위해 올해 투자 규모를 예년보다 대폭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등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과 투자 동력 약화가 향후 경쟁력 확보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분기 호실적에도...성과급 갈등 긴장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지난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실제 성과와 실적 전망에 맞는 1등 기업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이 133조 원, 영업이익은 57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낸 지난해 기록(43조6,011억 원)을 1개 분기 만에 갈아치운 역대급 호실적이다. 초기업노조는 "DS(반도체)부문 예상 영업이익이 55조 원이며, 시장과 내부 전망치로 올해 영업이익은 270조 원 이상이 확실시 되고 있다"며 "DS부문 종합 반도체 시너지 강화를 위해 보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성과급 제도를 둘러싸고 사측과 노조가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노조는 SK하이닉스와 동일하게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개인 연봉 최대 50%까지만 지급하고 있는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 따르면, 8만9,874명 조합원 가운데 6만6,019명이 투표에 참여해 93.1% 찬성을 받아 파업권을 획득했다.

이에 사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나서 노조 지도부를 설득해 임급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영업이익 10%' 성과급에 대해선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다른 사업부와 이익 공유로 DS부문의 실질적인 성과급이 낮아질 경우를 대비해, 반도체 실적 기준으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하면 경쟁사보다 높은 성과급 지급률도 약속했다.

그러나 사측은 '성과급 상한' 완전 폐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고, 노조는 임금협상 최종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 사업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최대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지난 1월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했다. 지난달 말 기준 조합원 수는 7만375명(전체 54.5%)이다. 이 가운데 5만5,822명이 DS부문 직원이다. 전체 국내 DS부문 직원 중 72%가 초기업노조에 가입된 상태다.

"호황 뒤엔 위기...AI 천문학적 투자 절실"

업계 일각에서는 "역대급 호실적이라는 결과에만 매몰될 시점은 아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성과는 D램 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한 AI 열풍에 올라탄 덕분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단기적인 이익 배분보다 적기 투자가 생존을 결정짓는 산업"이라며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차세대 반도체를 위한 투자 규모는 가늠이 어려울 정도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2028년까지 128조 원을 투입해, 최종적으로 총 600조 원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에 약 52조7,000억 원, 연구개발에 37조7,500억 원을 각각 지출했다.

올해 설비투자액 전망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상당 수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안에 평택사업장 P4 라인에 HBM4용 10나노 6세대(1c) D램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또 SK증권은 삼성전자가 2028년 가동할 P5 라인 증설을 위해 2027년 D램 투자액이 올해 대비 최대 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파운드리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예정됐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은 올해 안에 1공장 가동이 예정됐으며, 2030년까지 추가 증설도 계획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370억 달러(약 54조5,000억 원)다. 지난 2024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발표한 금액으로, 지난해 테슬라 AI칩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투자 확대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 중 50%를 자사주 매입 및 배당 등에 쓰기로 약속했다. FCF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300조 원을 거둔다고 가정하면 FCF는 197조 원으로 추산된다. 주주환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선 100조 원 가까운 금액을 투입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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