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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4개월 만에 증가, 주식 매수용 신용대출 확대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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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중동 사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증시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수한 영향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보합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5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2조원)부터 올해 2월(-4000억원)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다 넉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서울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뉴스1
서울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뉴스1

기타대출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기타대출 잔액은 237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 역시 지난해 11월(1조2000억원) 이후 4개월 만에 증가했다. 통상 3월에는 기업들이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줄이면서 신용대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증가했다.

박민철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중동 전쟁 여파로 지난달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을 반복했다”며 “주가가 크게 하락한 날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늘어,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식 매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934조9000억원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주담대는 지난해 12월(-5000억원)과 올해 1월(-6000억원) 감소한 뒤 2월(3000억원)에 증가로 전환됐으나, 지난달에는 증가 폭이 다시 축소됐다. 한은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전세자금 수요 둔화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이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박 차장은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경우 이에 따라 가계대출도 증가할 수 있다”면서 “통상 주택 거래는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은행 가계대출 추이. /한국은행 제공
은행 가계대출 추이. /한국은행 제공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7조8000억원 증가한 138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1080조1000억원)은 4조5000억원, 대기업 대출(306조9000억원)은 3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정부가 첨단 산업에 대한 대출 확대를 독려하는 ‘생산적 금융’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은행 수신은 전월보다 20조5000억원 증가한 255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분기 말 재무 비율 관리와 배당금 지급을 위해 수시입출식 예금을 늘린 영향이 컸다. 지난달 수시입출식 예금은 전월 대비 25조8000억원 증가한 1010조7000억원이었다. 반면 정기예금은 4조4000억원 감소한 1066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 확대를 위해 정기예금을 해지한 가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29조1000억원 감소한 139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형 펀드가 18조8000억원 줄어든 260조9000억원으로 감소세를 주도했다. 채권형 펀드는 6조1000억원 감소한 211조7000억원, 기타 펀드는 1조1000억원 줄어든 655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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