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 읽음
미·이란 2주 휴전, 유가·환율 하락에 금융권 안도
아주경제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동 긴장 완화로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가 일부 완화됐고 이에 따라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최근 고점 대비 약 8~10%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 초반에서 1400원대 후반으로 내려오며 변동성이 일부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은행권은 자금 조달 부담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장금리가 안정되고 이에 따라 조달 비용 부담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 역시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외화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 규모가 줄어 위험가중자산(RWA)이 감소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보험업계도 자산운용 리스크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간 중동 리스크로 유가와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보유 채권에 대한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증시 변동성도 커지는 등 부담이 이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환율이 100원 상승할 때 지급여력비율(K-ICS)이 상승하는 생명보험사는 3곳에 그친 반면 13곳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사별 외화자산과 외화부채 구조 차이에 따른 것이며 일반적으로 외화부채 비중이 높은 보험사는 환율 상승 시 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거시 변수의 변동성이 완화되면 자산운용 부담 감소를 넘어 경기 불확실성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면 보험 손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신전문금융업권도 조달 여건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예금 기반이 없는 카드사 등은 채권 발행에 의존하는 구조상 금리 하락이 곧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안정되면 조달 부담이 줄고 무이자 할부 등 소비자 혜택도 확대할 여지가 생긴다”며 “휴전이 종전으로 이어진다면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된면 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합의가 2주간 단기 휴전에 그친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재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도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부문 비상대응 TF’ 금융시장·산업반 회의를 열고 업권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당국은 단기적으로 시장 안정 효과가 있더라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시장금리 수준이 높은 만큼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동 상황에 따라 채권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즉각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