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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셀트리온, 글로벌 CDMO 시장 점유 확대
아주경제
7일 바이오의약품 전문 시장분석기관 바이오플랜 자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가 전 세계 생산시설 중 가장 큰 생산능력(캐파)을 보유한 단일 시설로 선정됐다. 지난 2022년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1위 자리를 지키며 '초격차' 전략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인천 1·2·3공장을 운영 중인 셀트리온은 이번 조사에서 7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상위 10대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2위는 중국 CL바이오로직스의 선전(심천)시설이, 3위는 스위스 론자가 2024년 인수한 미국의 제넨텍 시설이 이름을 올렸다.
매출 부문에서도 국내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론자, 서모피셔, 카탈란트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2억7000만 달러(약 4조9458억원)의 글로벌 CDMO 매출을 올리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합성의약품 중심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고난도 의약품 비중 확대에 힘입어 CDMO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모달리티를 넓히는 동시에 '삼성 오가노이드'를 통해 위탁연구(CRO)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연구·개발(R&D)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생산 기반도 강화했다. 글로벌 상위 20대 제약사 가운데 17개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수주 기반을 다진 데 이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마무리했다. 임상부터 상업 생산까지 대응 가능한 6만 리터(ℓ) 규모 원료의약품(DS) 생산공장을 확보하면서 총 생산능력은 84만5000ℓ로 확대됐다.
셀트리온은 수주 확대를 발판으로 사업 구조 고도화에 나섰다. 올해 초 일라이 릴리와 약 6787억원 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 계약을 확보하며 1분기 만에 누적 CMO 수주 잔고 1조원을 넘어섰다.
단순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 서비스로 무게를 옮긴 점도 눈에 띈다. 제형 변경 등 고객사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CMO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체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램시마SC·허주마SC 등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외부 고객사에 적용하는 '제형 변경 CMO' 사업이 대표적이다.
해외 생산 거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이전을 마무리하고 증설 규모를 7만5000ℓ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DS 생산능력은 기존 31만6000ℓ에서 57만1000ℓ로 늘어난다. 현지 생산을 통해 CMO 매출을 확보하는 동시에 CDMO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공급 확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미국 항암 전문 바이오 기업과 항체 원료의약품 생산·공정 개발을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했다. 뉴욕 시러큐스 캠퍼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후기 임상용 시료 생산과 공정 최적화를 수행하고, 송도 캠퍼스와 연계해 통합 CDMO 서비스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경쟁의 잣대도 바뀌고 있다. 단순 생산 중심 모델은 한계를 드러내고, 임상과 인허가까지 포함한 통합 역량 확보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CMO에서 나아가 CDMO, 위탁연구·개발·제조기관(CRDMO) 형태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고객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빅파마의 국내 투자 확대라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로슈는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바이오헬스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5년간 5억 달러(약 7500억원) 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일라이릴리도 올해 들어 5년간 총 5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신흥 거점으로 한국 바이오가 부상하고 있으나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CDMO 시장은 생산능력뿐 아니라 품질 관리, 운영 인력 전문성, 인허가 대응 역량까지 갖춰야 지속적인 수주가 가능하다"며 "시장 요구에 맞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