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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사파리·튤립축제·서커스 대규모 신규 개편
아주경제
김희진 에버랜드 크리에이티브팀장은 "올봄처럼 압도적인 규모의 즐길 거리를 단번에 제공하는 것은 에버랜드 반세기 역사상 처음"이라며 "직원이 똘똘 뭉쳐 한국 테마파크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고 귀띔했다.
수천 명의 땀방울이 빚어낸 마법 같은 변화에 상춘객들은 즉각 화답했다. 올해 튤립축제 개막 이후 10여 일 만에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한 25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25만명을 단숨에 홀린 마력의 실체는 무엇일까. 거친 야생의 심장부로 걸어 들어가 밤하늘을 찢는 불꽃 향연에 이르기까지 한순간도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에버랜드의 하루를 직접 좇았다.

올해는 왠지 놀이기구를 향한 설렘보다, 미지의 야생을 마주할 기대감으로 먼저 달아오른다. 우리의 발걸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번 리뉴얼의 최대 야심작 '사파리월드'로 향한다. 누적 이용객만 약 9000만명에 달하는 최고의 헤리티지 시설이 약 1년여 동안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사파리월드 : 더 와일드(Safari World : The Wild)'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숲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순간,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압도적인 '고요함'이다. 기존 디젤 트램의 덜컹거림 대신 새롭게 도입된 '친환경 EV 버스'의 조용한 주행 덕분에 마른 나뭇잎 밟는 소리와 사자의 묵직한 하울링이 고막을 생생하게 때린다. 거대한 탐험 차량은 호랑이, 사자, 반달가슴곰 콘셉트의 매력적인 외관을 뽐내며 맹수들의 숲을 은밀하게 누빈다.
약 3만4000㎡(1만300평)에 달하는 방사장은 철저히 동물 복지를 고려한 '날것'의 자연이다. 폭포, 연못 등 다채로운 행동풍부화 요소를 확충해 사자, 호랑이, 불곰 등 8종 50여 마리의 맹수들이 본연의 야생성을 마음껏 발현하도록 했다.
사바나 초원부터 시베리아 숲까지 맹수들의 실제 서식지를 생생히 재현한 방사장을 누비다 보면 서늘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투어가 끝난 후 출구 굿즈숍에선 방사장에서 만났던 한국 호랑이 '다운'과 사자 '도바'를 본뜬 신상 반려 인형을 입양할 수 있다. 야생 탐험에 기분 좋은 마침표를 찍게 하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거친 맹수의 숲을 빠져나와 120만 송이 봄꽃으로 곱게 단장한 포시즌스가든으로 향한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화사한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 이달 30일까지 이어지는 에버랜드의 상징, 튤립축제 현장이다.
시야가 닿는 모든 곳은 물감을 흩뿌린 듯 다채로운 색감으로 물들어 있다. 튤립부터 수선화, 무스카리 등 100여 종, 약 120만 송이 봄꽃이 융단처럼 깔린 광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꽃바람 이박사' 이준규 파트장은 "1992년 자연농원 시절에 국내 테마파크 최초로 튤립을 심어 선보이며 전국 봄꽃 축제의 효시가 된 곳"이라며 "올해는 캐릭터 중심 연출에서 벗어나 꽃과 나무 본연의 색채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마이 스프링 팔레트(My Spring Palette)'를 콘셉트로 꾸며진 정원은 압도적인 선명함을 뽐낸다. 특히 낮 시간대 방문객의 눈을 홀리는 '튤립 인피니티 가든'은 대형 LED 스크린 속 영상과 눈앞의 실제 화단이 절묘하게 이어지며 이국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포시즌스가든에서 눈부신 색채의 향연을 만끽한 뒤 정원 한쪽의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걸으면 수도권 최초의 매화 테마정원인 '하늘정원길'이 또 다른 봄의 절경을 품고 상춘객을 기다린다. 포시즌스가든에서 느낀 감동의 여운을 조금 더 길게 이어가고 싶다면 하늘정원길로 발걸음을 옮겨 봄날의 서정을 완성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태양이 서서히 기울어가고 있을 즈음, 1000석 규모의 실내 공연장 그랜드스테이지 안에는 묘한 긴장이 감돈다. 에버랜드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신규 서커스 공연 '윙즈 오브 메모리(Wings of Memory)'가 막을 올릴 시간이다.
어둑해진 무대 위로 한 줄기 핀 조명이 떨어지면 캐나다의 세계적인 서커스단 '엘로와즈(Cirque Éloize)' 소속 아티스트들이 하나둘 등장한다. 태양의 서커스 출신이 다수 포진한 24명의 아티스트들은 주인공 '이엘'이 마법세계 여행을 떠난다는 스토리를 따라 고난도 공연을 펼친다.
인간의 몸이 그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한계치를 보여주는 콘토션부터 허공을 가르는 에어리얼 폴, 숨을 멎게 만드는 러시안 스윙까지. 중력을 거스르는 고난도 서커스 7종이 40분간 쉴 틈 없이 전개된다. 배우들이 아슬아슬한 곡예를 성공시킬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짜릿한 전율이 섞인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공연은 사전 예약을 받은 후 철저히 추첨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오전 900명, 오후 900명 등 일일 관람 인원이 총 1800명에 불과해 경쟁률이 치열하다.

어둠이 짙게 깔리면 에버랜드는 낮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낭만을 가득 품는다. 화사함을 뽐내던 튤립 정원은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브루스 먼로와 협업한 환상적인 '나이트 가든'으로 옷을 갈아입고 신비로운 빛을 발한다.
매일 밤 완벽한 하루에 방점을 찍는 하이라이트는 스페셜 불꽃쇼 '빛의 수호자들(The Guardians of Light)'이다. 대한민국 대표 공연 연출가 양정웅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이 무대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형 LED 스크린 앞으로 수천 발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대형 오브제 드론이 까만 허공을 가른다. 3D 입체 영상과 레이저 매핑이 화려함을 더하고, 가수 10CM 권정열의 테마곡 보컬과 배우 이상윤의 내레이션이 울려 퍼지며 20분간 멀티미디어쇼의 정수를 선보인다. 대형 K-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이 화려한 피날레는 상춘객들에게 짙은 여운을 남긴다.
거친 맹수의 울음소리로 막을 올리고, 수천 발의 불꽃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한시도 지루할 틈 없이 휘몰아치는 4월, 에버랜드의 압도적인 하루는 왜 개장 10여 일 만에 25만명의 인파가 이곳으로 쏟아졌는지 그 이유를 가장 강렬하게 증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