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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30만 시대, 베트남 확산과 중국 서울 집중
아시아투데이5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25만3434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15만361명과 비교하면 5년 새 10만명 넘게 늘어난 수치다. 정부가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가운데,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목표의 조기 달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선 올해 2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이 31만4397명으로 이미 30만명을 넘어섰다.
유학생 국적 비중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 유학생은 7만6541명, 베트남 유학생은 7만5144명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한때 중국 중심으로 인식됐던 국내 유학생 지형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동남아 유학생은 8만9988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 25만3434명의 35.5%를 차지했다. 외국인 유학생 3명 중 1명 이상이 동남아 출신이라는 의미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유학생은 가천대(경기)·숭실대(서울)·계명대(대구)·한남대(대전) 등 수도권과 지방 대학에 고르게 퍼져 있는 반면, 중국 유학생은 한양대·경희대·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대학원에서도 중국 유학생 비중이 높았다.
외국인 유학생 지형 변화는 대학 현장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4월 1일 기준 동남아 유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은 가천대(경기)로 3278명이었다. 이어 서정대(경기) 2796명, 계명대(대구) 2135명, 아주대(경기) 1938명, 숭실대(서울) 1892명, 한남대(대전) 1668명, 선문대(충남) 1454명, 동아대(부산) 1452명 순이다.
지역별로 봐도 비슷한 흐름이다. 경기 2만1211명, 서울 1만6300명으로 수도권 비중이 컸지만 부산 7719명, 충남 7490명, 대전 7413명, 경북 6664명 등 지방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동남아 유학생이 특정 지역에만 몰리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그 중심에는 베트남이 있다. 동남아 유학생 8만9988명 가운데 베트남 유학생이 7만5144명으로 83.5%를 차지했다.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응웬티홍린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어를 공부하고 유학을 결심했다"며 "어릴 때부터 좋아한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한국학전공 3학년 레응옥탄응안씨도 "베트남에 한국 회사가 많이 생겨 한국 기업 취업을 위해 유학을 택했다"고 전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친숙함과 취업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반면 중국 유학생의 경로는 다르다. 지난해 기준 중국 유학생은 7만6541명이었고 이 중 서울 소재 대학 재학생만 4만1498명에 이른다. 대학별로는 한양대 5777명, 경희대 4239명, 중앙대 3283명, 성균관대 3148명, 고려대 3114명, 연세대 3050명, 동국대 2958명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동남아 유학생이 전국 확산형이라면 중국 유학생은 서울권 집중형에 가깝다.
대학원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 선명해진다. 지난해 석·박사 과정 중국인 유학생은 3만81명으로 전체 석·박사 유학생 5만9040명의 절반을 넘겼다. 2016년 1만1250명과 비교하면 10년 새 167% 늘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인 학생이 없으면 5~6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원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중국 유학생 고지호씨(한국외대)는 "한국은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며 "집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세계적인 대학을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컸다"고 말했다. 비용 대비 효율과 서울권 대학 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지방대는 동남아 유학생을 통해 학부 충원과 지역 활력을 기대하고, 서울 주요 대학은 중국 유학생을 연구 역량의 한 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학생 유치가 지역사회와 산업 현장에 안착하는 구조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노준 우석대 총장은 "유학생을 지역 정주형 인재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역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 E7 등 취업 비자 전환 절차를 간소화해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부는 정책의 무게중심을 양적 확대보다 질적 관리와 정주 지원에 둔다는 방침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올해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유치가 조기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무조건 늘리기보다 유학생이 질 좋은 교육을 받고 정착할 수 있도록 여러 부처와 협업해 선진국형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