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읽음
삼성페이 눈치 보는 카드업계...애플페이 2호는 토스뱅크?
데일리임팩트
현대카드가 2023년 3월 국내에 처음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한지 3년이 지나도록 '애플페이 2호' 도입 카드사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토스뱅크가 금융감독원의 애플페이 약관 심사를 통과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월 금감원 심사에서 애플페이 약관 승인을 받았다. 먼저 약관 심사를 통과한 신한카드나 다른 대형 카드사들보다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할 가능성도 열렸다.
신한카드는 지난 2024년 12월 약관 심사를 통과했지만 1년이 넘도록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아직 심사 단계에 있다. 지난해 초부터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신한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타이밍을 재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신업계 안팎에서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부담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삼성페이 출시부터 현재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애플페이에 0.15%의 수수료를 주면서, 삼성페이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도 애플페이처럼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까지 그 부담을 누가 질지 삼성전자와 카드업계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애플페이와 동등하게 수수료를 도입하겠다고 나서면 카드사 입장에서 할 말이 없다"며 "애플페이보다 빈도가 더 많은 삼성페이 수수료를 감당하기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삼성페이 수수료 누가 부담? 당국, 소비자 전가 반대
여기에 삼성페이를 공공재로 보고 수수료 부과에 반대하는 금융당국의 시각도 한몫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휴대전화를 쓸 때 삼성페이가 기본 옵션인데, 카드사 관련 수수료가 새롭게 부과되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카드업계가 삼성페이 인프라 구축을 도왔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한 카드업계와 단체협약에서 수수료 무료에 합의했다.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을 계기로 단체협약이 깨졌고, 삼성전자와 카드사가 개별 계약하는 체제로 전환하면서 단체 협상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카드에 이어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가 삼성페이와 개별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가 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로 비용 절감에 애쓰는 상황에서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수수료 대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설령 토스뱅크가 두번째로 애플페이를 도입하더라도, 카드사들이 바로 뒤따라서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토스뱅크는 삼성페이 수수료 문제에서 자유롭다. 토스뱅크는 국내 3대 결제대행업체(PG사) 토스페이먼츠, 결제단말기 계열사 토스플레이스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미 토스페이먼츠는 NHN KCP, KG이니시스, 나이스페이먼츠 등 PG사들과 함께 온라인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를 지원하고 있다. 페이스페이 단말기에서 애플페이 결제도 가능하다.
애플페이 2호 반기는 현대카드
한편 3년간 애플페이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린 현대카드는 누가 애플페이 2호가 되든 반기는 눈치다. 두번째로 진입하는 회사가 가맹점에 애플페이용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더 많이 보급하면, 투자비를 들이지 않고도 애플페이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교체비는 평균 2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페이먼트 보고서에서 "2024년 중 현대카드의 전체 결제 승인금액 185조6000억원 중 애플페이 승인금액은 2조원으로 1.1%에 불과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사용이 적었다"며 "이마저도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함과 동시에 대형 가맹점 단말기 교체비용을 지원했기에 달성할 수 있었던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체크카드 해외 실적에서 은행계 카드사들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현대카드는 개인 신용카드 해외 실적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은 애플페이 도입 첫해인 2023년 21.5%에서 지난해 27.1%로, 2년 사이에 5.6%p(포인트) 뛰었다. 2위 삼성카드와 차이도 2023년 1.6%p에서 지난해 8.7%p로 확대했다.
개인과 법인을 합한 해외 신용판매액은 2년 연속 업계 1위를 지켰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해외 신용판매액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171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