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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어느 봄날
어느 날 목욕탕에서 나이를 팔았네
경로 우대를 받기 위해 생년을 대고 민증까지 내밀었으나
몇달이 모자라 해당이 안 된단다
너무 그러지 마라
말하자면 끝이 없지만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으며
그 많은 부끄러움이며 환희에게
잘난 천원을 쳐주지 않다니······
나에게 미안하고 멋쩍어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도
너무 없어 보이고 쪼잔하게 구는 것 같아
그냥 들어가서는
물을 있는 대로 뒤집어쓰고
비누도 벅벅 문질러대고 나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조선 반만 한 봄이
꽃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네
* 이상국, [나는 용서도 없이 살았다]에서 (47)
- 창비시선 528, 2025.12.19
:
1986 스무 살,
마흔 해 전 여름 어느 날
태풍 오던 날이었던가
퍼붓는 비바람으로 바닷가 쪽 길은 막혀
아파트 안 놀이터에서 비 맞으며
술병 기울이며 이런 게 젊음이랍시고
씨부리던 기억은 아련한데
봄만 되면 어련히 떠오르는
부산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
( 26040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402 부산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
- Pyrolysis님 작품을 뚱쳐 옴


https://youtu.be/hBeMNv8IriI?si=aOnVkWWTpvlVptc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