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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월급제’ 전국 시행 또 미뤄져…노조, 반발·고공농성 돌입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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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오는 8월로 예정됐던 ‘택시 월급제’의 전국 시행 시점을 2년 더 유예하는 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일부 택시노조가 생존권을 사유로 기존 시행을 요구하며 반발해 오고 있어 제도 후퇴 논란과 함께 현장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택시 월급제는 2019년 당시 여당(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도입된 것으로, 회사가 운송 수입을 전액 관리한 뒤 기사에게 일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하루 벌이 중 일정 금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를 가져가는 이른바 ‘사납금제’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과도한 노동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주 40시간 근무를 전제로 한 월급제가 도입됐다.

해당 제도는 택시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2021년부터 시범 운영됐으며 당초 오는 8월 전국 확대 시행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시행 시점은 2028년 8월 20일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이 법안에는 택시월급제의 추가 유예와 함께 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해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보유 면허 대수의 40% 이내에서 근로 시간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과 택시 운송수입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운임 결제·정산 사업자 등에게 택시 운행정보 관리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요청에 응하지 않을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조항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는 택시업계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노사와 여야 정치권은 해당 제도를 예정대로 시행하기보다 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와 택시지부가 “현행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들은 해당 법이 택시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후퇴시키는 졸속 개정안이라며 기존의 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와 택시지부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법은 수차례 유예되는 동안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고 사용자들의 담합과 불법이 방치돼 왔다”며 “그럼에도 국회는 지금, 또다시 2년 유예를 추진하며 사실상 월급제를 포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유예가 아니다”며 “택시노동자의 최저임금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며 생존권을 후퇴시키는 명백한 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공농성에도 돌입했다. 택시지부 전북지회 대림교통분회 고영기 분회장은 지난달 29일 새벽 4시 30분부터 더불어민주당의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맹성규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 앞 길병원 사거리 20m 통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강경 투쟁의 배경으로는 최근 본격화되는 자율주행 택시 도입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서울 강남에서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이달부터 유료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택시업계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시범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근거로 택시 월급제가 현장과 괴리가 크다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승객 감소와 기사 이탈이 동시에 발생함에 따라 월급제를 지속하기 어려운 재정 여건에 놓였다는 입장이다. 차량 유지비 등 고정비 부담은 그대로인 반면 운행 횟수는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제도 손질에 나선 바 있다. 앞서 국토위는 지난해 12월 여야 합의로 법인 택시 일부를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골자인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에는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노사 합의 시 근로시간과 수익 배분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도 발의했다.

제도의 기본 취지는 살리면서도 현장 여건을 반영해 일부 예외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다만 공공운수노조는 예외가 허용될 경우 과거 사납금제처럼 최저임금 보장이 무너질 수 있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이삼형 정책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서울 택시의 69.8%가 변형 사납금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적발됐지만 택시사업주들은 행정소송을 하며 월급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2일 청와대 인근에서 법인택시 사업주의 탈세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여는 등 관련 문제를 끝까지 공론화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법안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추진된 ‘밀실 입법’이다. 앞서 논의 과정에서 노조가 언급한 개별 근로계약 등 대안 제시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는 고공농성에 나선 조합원을 중심으로 분노와 긴장이 높은 상황으로, 현재 안전과 안정을 우선으로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급제 유예를 둘러싼 논쟁은 택시 노동의 안정성과 업계의 생존 문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제로 확산되고 있다. 제도 보완을 둘러싼 논의가 향후 택시 산업 구조 개편과 노동조건 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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