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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한 폐지, 수수료 경쟁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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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오는 5월 도입 예정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 자산운용사별 상품수 제한을 두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운용사별로 1개 상품만 허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이에 따라 새 상품을 둘러싼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상품 차별화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붕어빵처럼 동일 구조 상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장될 경우 ‘수수료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위한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세칙 공개를 앞두고 있다. 세칙에는 기초자산 요건과 상품 구조,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를 감안해 기초자산은 홍콩 시장을 통해 레버리지 ETF 상품이 출시된 바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개 종목만 허용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운용사별 상품수도 당초 전망과 달리 제한을 두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모든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를 찍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 도입이 임박했지만 운용사들은 여전히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초자산이 소수 종목으로 좁혀질 경우 동일한 구조의 ETF가 동시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운용사별로 사실상 동일한 상품이 반복되는 ‘붕어빵’ 구조가 불가피하다. 동시상장 가능성이 높아 출시 시점을 통한 차별화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수수료 경쟁이 주요 차별화 수단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과도한 저보수 경쟁을 경계하는 금융당국의 방침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같은 종목, 같은 구조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4년 11월 밸류업 ETF 출시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08%로 설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상장 당시에는 0.0099%로 총보수를 설정했으나 바로 다음 달 0.008%로 인하하며 수수료 경쟁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키움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역시 0.009%의 매우 낮은 수준으로 총보수를 설정했다. 

시장에선 패시브 상품들은 구조가 동일하다 보니 결국 브랜드와 수수료 경쟁으로 이어지고,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상품 출시를 고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향후 다양한 파생 상품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커버드콜 등 다른 구조의 단일종목 ETF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 시장 형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일종목 ETF가 하나의 트랙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어떤 형태로 확장될지까지 고려해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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