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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매출 1조원 돌파, IP 기반 성장 시스템 구축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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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컴백으로 K-팝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K-팝은 스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무대 뒤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기획사의 전략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K-팝을 성장시키고 글로벌 시장을 확장해 온 대형 기획사들의 '힘'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은 30년 K-팝 명가다. 창업자 이수만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3년, SM은 '히트곡 중심'에서 'IP(지적재산) 기반 성장 구조'로 체질 전환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M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749억원으로 전년(9897억원) 대비 1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30억원으로 전년(873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2023년 9610억원, 2024년 9897억원에 이어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며 처음으로 1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의 핵심은 아이돌을 IP로 육성하는 전략에 있다. 음악과 콘셉트, 서사를 통합 설계하고 이를 공연·플랫폼·라이선싱으로 확장하는 구조로, 아티스트 한 팀이 장기 수익원으로 기능하도록 만든다. 실제로 SM의 2025년 기준 IP·라이선싱 등 기타 매출이 379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공연·매니지먼트 등 용역 매출이 3425억원, 음반 매출이 300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공연과 IP 매출이 처음으로 음반을 앞지르며, 팬덤 기반 반복 소비와 공연 사업이 실적을 견인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SM은 2023년 '멀티 프로덕션 체제'를 도입하며 1인 총괄 프로듀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났다. 아티스트별 제작 조직이 기획과 운영을 맡고 복수의 팀이 동시에 IP를 생산·운영하는 방식으로, 특정 아티스트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아이돌 육성 방식 역시 이에 맞춰 진화했다. 아이돌들은 연습생 단계부터 보컬·퍼포먼스·콘텐츠 대응 역량을 통합적으로 훈련한다. 데뷔 이후에는 음악 활동을 넘어 예능, 글로벌 투어, 팬 플랫폼, 디지털 콘텐츠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다. 투어, 팬 커뮤니티, 굿즈 판매가 결합되면서 활동 전반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구조는 SM 특유의 음악 제작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SM은 퍼포먼스 중심의 'SMP(SM Music Performance)'를 기반으로 음악과 무대, 영상을 하나의 콘텐츠로 설계해왔다. 동방신기와 엑소 초기 활동이 이를 대표한다. 동시에 실험적인 음악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NCT와 에스파의 음악에서 두드러지는데 이러한 실험성은 강한 팬덤 결속과 콘텐츠 확장성을 높이며 IP 가치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세계관 기반 기획이 더해진다. '광야(KWANGYA)'로 대표되는 스토리텔링을 음악과 영상 전반에 반영해 팬덤의 몰입도를 높이고, 이를 굿즈와 플랫폼 콘텐츠로 확장해 수익화한다.

최근에는 변화도 감지된다. 신인 그룹 라이즈를 통해 '이모셔널 팝' 등 보다 대중적인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음악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의 실험적 색채에 대중성을 더해 팬층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M은 최근 장철혁·탁영준 공동대표 체제로 전략과 제작 기능을 분리하고 시스템 중심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IP 중심으로 정리되는 흐름이다. 비핵심 계열사를 축소하는 한편, 디어유 등 팬 플랫폼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SM의 변화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아이돌을 '콘텐츠 IP'로 육성하고 이를 다층적으로 수익화하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이는 K-팝 산업이 '히트곡 중심'에서 'IP와 시스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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