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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 살목지 4월 8일 개봉, 김혜윤 장다아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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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잔잔하지만, 깊고 어두운 그 속을 가늠하기 힘든 저수지. 특유의 공간성을 공포로 극대화 시킨 영화 ‘살목지’가 4월 극장가의 포문을 연다.
‘살목지’(감독 이상민)는 저수지의 로드뷰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되며 시작된다. 가뜩이나 기이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살목지의 로드뷰를 두고 인근 주민들과 지자체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며 당장 이미지를 재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 평소 물을 꺼려하는 PD 수인(김혜윤)은 상사 교식(김준한)의 부재에 촬영을 나가게 된다.

그리고 수인의 촬영팀으로 경태(김영성), 경준(오동민), 성빈(윤재찬), 세정(장다아)이 동행한다. 살목지 로드뷰 재촬영을 위해 급조된 촬영팀은 시작부터 크고 작은 잡음을 낸다.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인적이 드문 저수지로 보이는 살목지에 도착한 순간, 연차를 낸 후 좀처럼 연락이 닿지 않던 교식이 나타난다.
교식을 염려하고 있던 수인은 반갑게 다가서지만, 평소같지 않은 태도에 불안을 감지한다. 하지만 서둘러 촬영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팀원들을 재촉하고 이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을 마주하게 된다.

가벼운 분위기에서 동행길이 시작돼 특정 장소에 인물들이 고립되고, 설명이 되지 않는 기현상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공포가 점진적으로 확장되어 가는 스토리라인은 ‘블레어 위치’, ‘이블 데드’, ‘더 디센트’ 등 기존의 공포 영화들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물귀신이라는 한국형 귀신, 그리고 도시괴담처럼 떠도는 살목지를 둘러싼 미스터리 등 ‘살목지’만의 요소들을 가미시켜 익숙하지만 다른 공포를 제공한다.
로드뷰 촬영이라는 설정을 촬영 기법에 녹여내고, 한정된 공간의 공포를 인물간의 갈등 관계와 몇가지 장치만으로 효과적으로 살려낸 경제적인 연출이 눈길을 끈다. 특히 눈앞의 기현상에 대해 수동적이고 정형화된 연기 대신 캐릭터성을 살려낸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도 ‘살목지’의 몰입을 이끄는 한 축이다.

이미 ‘불도저에 탄 소녀’를 통해 자신의 스크린 장악력을 입증해 보인 김혜윤은 이번에도 믿보배의 저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이종원, 김준한, 김영성, 오동민, 윤재찬, 장다아 캐스팅 구멍을 찾기 힘들다. 스크린 첫 데뷔인 이종원, 장다아는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해냈다.
물론 아쉬운 면도 있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편이다 보니 주인공이나 주요인물들의 서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여기에 주요 배경인 살목지의 괴담마저도 인물들간 대화 사이에서 발화돼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신 시점을 활용해 공포를 조성하고, 현실과 죽은자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저수지라는 공간으로 충분히 표현해냈다. 공포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점프 스케어도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특히 SCREEN X나 4DX 등 특수관에서 관람한다면 ‘살목지’의 장르적 체험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살목지로 사방이 막히는 순간 관객도 그 공간 안에서 이야기에 흡입될 수밖에 없다. 물귀신처럼 관객의 발을 낚아채 공포로 깊이 밀어넣는 재밌는 공포 영화 한편이 탄생했다.

한편 영화 ‘살목지’는 오는 4월 8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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