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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동 고사리 익스프레스, 미쉐린 빕구르망·그린스타 선정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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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횟집과 곱창집, 육횟집이 어깨를 맞대고 늘어선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의 그 골목. 평생 멸치 육수와 다시다 맛에 혀를 길들여 온 상인들과 어르신들이 오가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오래된 풍경을 깨고 2024년 6월 어느 날 고사리 익스프레스가 문을 열었다.
변화는 소리 없이 왔다. 고기 한 점 들어가지 않은 국수 한 그릇이 입소문을 탔고, 시장 어르신들은 어느새 막걸리 병에 제 이름을 써서 가게에 맡겨두기 시작했다. 클럽 VIP 테이블의 '키핑' 문화가 신당동 채식 국숫집에 이식된 셈. 그리고 202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이 작은 가게에 '빕 구르망(Bib Gourmand)'과 '그린스타(Green Star)'를 동시에 수여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훌륭한 음식,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식. 두 개의 별이 하나의 상호 앞에 나란히 놓이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팔리지 않는 소스였다.

김제은 셰프가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것은 음식이 아니라 레시피였다. 비건 푸드 스타트업 '배드캐럿'을 통해 고사리 소스와 밀키트를 출시한 것이 2023년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세상에 없던 맛'은 소비자에게 낯섦으로 다가왔고, 조리 숙련도의 차이는 엇갈린 리뷰로 되돌아왔다. 맛없게 만들어 먹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여갈수록, 김 셰프 안에서는 하나의 오기가 불붙었다.

"싸이가 '챔피언'을 만들었을 때 아무도 그 노래를 부르지 않아 결국 자신이 직접 불러 대박을 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그는 회고했다. 자신이 직접 조리해서 팔아보겠다는 결심이 그렇게 섰다.

마침 망원동에 1년짜리 매물이 나왔다. 건물주가 친구들과 이자카야를 열 요량으로 꾸며둔 공간이었는데, 병환으로 계획이 틀어지면서 단기 임대로 내놓은 것이었다. 권리금 없이 설비까지 갖춰진 그곳에 김 셰프는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이라는 이름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메뉴는 고사리 파스타 하나. 대신 매일 아침 망원시장에서 제철 채소를 사다 놓고 손님에게 두 가지를 고르게 했다. 감자와 냉이를 고른 손님 앞에는 매시드 포테이토와 된장 무침이 나왔다. 소스는 하나인데 조합은 무한했다. 그 묘미가 트위터와 텀블벅에서 터졌다. 10석도 안 되는 공간에서 하루 매출 3000만~4000만 원이 나왔고, 아이돌 팬들까지 줄을 섰다. 그러나 김 셰프의 눈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망원동은 이미 채식에 우호적인 시장이었어요. 그 안에서 성공한 건 진짜 성공이 아니었죠."

채식 식당이 즐비하고 비건 친화적인 소비자들이 모여드는 망원동에서의 호응은, 역설적으로 그에게 불안의 씨앗이었다. 이 소스를 5년, 10년 팔려면 채식의 불모지에서 경쟁해야 했다. 그래야 진짜 대중성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사리 익스프레스 매장에 채식 기반 매장임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 위키트리

조건은 두 가지였다.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모이는 공간일 것, 그리고 채식 식당이 전무할 것.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 곳이 신당동 중앙시장이었다. 횟집, 고깃집, 곱창집 사이에 채식 국숫집 하나를 끼워 넣는 것. 목표는 소박했다. "오늘 신당동 왔는데 채식 식당도 있다더라. 한번 가볼래?"라는 말이 나오는 것, 그 선택지 안에 이름 한 줄 올려놓는 것.

메뉴도 파스타에서 국수로 바꿨다. 전통시장이라는 입지에 맞춘 철저한 로컬라이징이었다. 기존 팬들은 이탈했다. "왜 파스타를 안 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탈한 자리를 새로운 손님들이 채웠다. 시장 상인들이 왔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전병에 맥주를 곁들였다. 막걸리 병에 이름을 써서 맡겨두는 손님이 생겼다. 골목의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 셰프 자신은 비건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논비건이 맛있다고 느끼는 지점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어르신들의 입맛을 잡아야 성공"이라는 그의 믿음은, 사실 부모조차 자기 소스를 즐겨 먹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솔직하고 겸손한 자기 진단이 결국 대중적인 맛의 길을 열었다.

인기는 대기 줄을 낳는다. 김 셰프는 그 줄을 없애는 대신 즐겁게 만들기로 했다. 2025년 8월 자체 웨이팅 시스템과 모바일 게임을 직접 개발해 도입했다. 매장 앞 키오스크에 이름과 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게임 링크가 전송된다. 제철 과일은 '웨이팅 푸드'로 제공된다. 편히 앉을 수 있는 의자도 마련해뒀다.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브랜드 경험의 일부로 설계한 것이다.

그 경험의 끝에는 음식이 있다. 빠른 서비스, 적정한 가격,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평등한 음식. 고사리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은 미국의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공항이든 어디든 어디에나 있는 식당처럼, 비건 음식의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의지가 그 이름 안에 담겨 있다.

미쉐린 평가원들의 방문은 눈치채지 못했다. 외국인 손님이 워낙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시상식 당일에도 "수상을 기대하기보다는 그냥 놀러 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는데, 막상 그린스타를 받게 되어 너무 당황스럽고 놀랐다"고 그는 밝혔다.
김 셰프는 이미 다음 챕터를 쓰고 있다. 2호점의 콘셉트는 홍콩의 아침 식사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비건 차찬탱'이다. 마늘에 버금가는 범용성을 지닌 식재료로 그가 낙점한 것은 생강이다. 돼지 껍데기 대신 버섯과 다시마로 만든 채식 젤리로 비건 샤오롱바오의 육즙을 재현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군산 농가에서 버려지는 구아바 잎을 활용한 차도 선보일 예정이다. 탄소 저감과 농가 상생이라는 두 가치를 한 잔의 차에 담는 셈이다. 손님이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나무를 심는 기부를 이어온 그의 걸음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행보다.

사업 초기에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안 된다", "어렵다", "아무도 안 올 것이다"였다고 한다. 농가와의 연고도 없어 원물을 구하는 것조차 험난했다. 그 모든 부정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김제은 셰프는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냈다. 비건이라서가 아니라 맛있어서 먹는다는 것을. 채식이 특별한 이들만의 음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린 밥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신당동 골목의 그 작은 가게가 그려갈 다음 지도가 기대되는 이유다.

— 고사리 익스프레스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모회사가 배드캐럿이라는 비건 푸드 스타트업입니다. 2022년에 설립해서 고사리 소스와 밀키트를 개발했고, 2023년부터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 자체를 너무 낯설어했고, 조리 숙련도가 각자 달라서 맛없게 만들어 먹은 뒤 아쉽다는 리뷰가 쌓이기 시작했어요. 그 리뷰들을 보면서 '내가 직접 만들어서 진짜 맛을 보여주겠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때 싸이가 '챔피언'이라는 노래를 만들었는데 아무도 불러주지 않자 본인이 직접 불러서 대박을 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저도 몇 개월만이라도 직접 조리해서 팔아보자 싶었죠.“

— 망원동 팝업 스토어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권리금 없이 설비가 다 갖춰진 매물을 찾다 보니 망원동에 1년짜리 공간이 나왔어요. 건물주가 친구들과 이자카야를 하려고 꾸며둔 공간이었는데, 건물주가 몸이 아파서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1년만 단기 임대로 내놓은 거였습니다. 거기를 얻어서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이라는 팝업 스토어를 열었어요. 당시 저는 망원동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순전히 조건이 맞아서 간 거였어요.“

— 망원동 팝업의 메뉴 구성이 독특했다고 들었습니다.

"고사리 소스 자체는 하나예요. 고사리 파스타 한 가지 메뉴였습니다. 대신 매일 아침 망원시장에 가서 그날의 제철 채소를 18가지에서 20가지 정도 사 와요. 그걸 손님들에게 보여주고 두 가지를 직접 고르게 했어요. 누군가 감자와 냉이를 고르면 감자는 으깨서 매시드 포테이토로, 냉이는 된장에 묻혀서 드리는 식이었죠. 소스는 하나인데 채소 조합이 달라지니까 매번 다른 접시가 나오는 거예요. 그 조합의 다양성이 첫 번째로 터졌습니다. 트위터, 텀블벅 쪽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10석도 안 되는 공간에서 한 달에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씩 매출이 나왔어요. 일주일에 여섯 번 먹으러 오는 단골까지 생겼고요."

— 그렇게 잘되는데 왜 망원동을 떠나셨나요.

"9개월 정도 운영하고 나서 돌아보니 망원동이 이미 채식에 굉장히 우호적인 상권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채식 식당도 많고 채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모여드는 곳이었거든요. 저는 그걸 처음부터 알고 간 게 아니라, 나중에야 알게 된 거예요. 그러니까 망원동에서의 성공은 진짜 대중성을 검증한 게 아니었던 거죠. 초창기에 저희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 20, 30대, 트위터나 텀블벅 좋아하시는 분들, 손글씨 감성 좋아하시는 분들이었는데, 그분들은 원래 채식에 친화적인 분들이었어요. 이 소스를 5년, 10년 팔아나가려면 그 안에서만 먹고살기에는 저희한테 핸디캡이 너무 많았습니다. 채식이고, 고기도 안 들어가고. 그렇다면 파이를 아예 확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채식의 불모지에서 경쟁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신당동을 선택하셨나요.

"두 가지를 가장 많이 고려했습니다. 첫째는 연령층이었어요. 기존 저희 타깃이 20대에서 40대에 집중돼 있었는데, 그걸 떠나서 연령 불문 남녀노소 모두가 오는 공간이어야 했습니다. 그 조건에 전통시장이 맞았어요. 둘째는 채식 식당의 밀도였습니다. 신당동과 동대문 근처를 살펴봤더니 이렇다 할 채식 식당이 단 하나도 없는 거예요. 이 두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여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 어르신이 많은 상권이 두렵지 않으셨나요.

"두렵기보다는 오히려 어르신들 입맛을 잡아야 진짜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부모님도 제가 만든 소스나 밀키트를 즐겨 드시지 않습니다. 입맛에 안 맞는 거예요. 가장 가까운 분들조차 설득하지 못하면서 대중화를 이야기하는 건 모순이잖아요. 그래서 여기에서 안 되면 이 사업은 접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사업이 망하는 것이 더 무서웠어요. 지금까지 쌓아온 소스와 노하우를 그냥 묻어버리느니 여기 들어와서 진짜 실험을 해보자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 신당동에 처음 들어왔을 때 목표가 무엇이었나요.
"목표가 굉장히 소박했어요. 이 골목엔 횟집도 있고 고깃집도 있고 육횟집도 있고 곱창집도 있어요. 그 선택지들 사이에 비건을 표방하는 우리 가게 이름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신당동에 왔는데 채식 식당도 있다더라. 한번 가볼래?'라는 말이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는 것. 채식으로 1등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반 음식점들과 견줬을 때 채식도 충분히 먹을 만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 신당동에서 메뉴를 파스타에서 국수로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통시장에서 파스타를 그대로 하면 도태될 거라고 판단했어요. 철저히 이 동네에 맞게 현지화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국수로 바꿨는데 기존 팬들이 많이 이탈했어요. 2024년 6월에 오픈했을 때 초기엔 '왜 파스타 메뉴가 없느냐'는 소리를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그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근데 망원동 팝업과 여기는 개념 자체가 달랐어요. 팝업은 메뉴 하나로 밀어붙이는 거지만, 여기는 외식업장처럼 꾸민 정식 매장이고, 저는 다점포를 낼 생각까지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범용성과 재현성을 고려해서 설계했는데 손님들이 그걸 모르시니까 마음이 많이 복잡했죠. 그래도 계속 밀고 나가자고 했어요. 이탈한 만큼 새로운 손님이 유입됐거든요.“

— 새로운 손님이 유입된다는 걸 언제 실감하셨나요.
"처음 오픈했을 때는 브레이크 타임도 없이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했어요. 왜냐하면 초기엔 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오셔서 전병에 맥주 한 잔씩 하시고, 막걸리 드시는 게 신기하다며 자꾸 오시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막걸리 병에 당신들 이름을 써서 맡겨두기 시작하시는 거예요. 클럽에서 VIP들이 술을 키핑하듯이요. 막걸리를 지역별로 다양하게 구비하다 보니 가격이 좀 있는 편인데, 어르신들이 한 병을 한 번에 다 드시기 어려우시니까 자연스럽게 생긴 문화였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 공간이 진짜 이 동네에 스며들었구나' 싶었습니다.“

— '고사리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으셨나요.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공항이든 어디든 어디에나 있는 그 식당처럼, 비건 음식도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에요. 실제로 저희가 음식 나오는 속도를 빠르게 유지하는 것도 그 철학에서 비롯된 거예요.“

— 미쉐린 평가원이 다녀간다는 걸 아셨나요.

"전혀 몰랐습니다. 외국인 손님이 워낙 많이 오시다 보니 그분들이 평가원이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어요. 시상식 당일에도 수상을 기대하고 간 게 아니라 그냥 놀러 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는데, 막상 그린스타를 받게 돼 너무 당황스럽고 놀랐습니다. 그린스타를 받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 웨이팅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신 이유가 있나요.
"인기가 올라가면서 대기 시간이 점점 길어졌을 때, 그 시간을 손님들이 그냥 허비하는 게 너무 아깝게 느껴졌어요. 일반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도 있었지만 저희만의 경험을 설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25년 8월에 자체 웨이팅 시스템과 모바일 게임을 직접 개발해 도입했어요. 매장 앞 키오스크에 이름과 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게임 링크가 발송됩니다. 기다리는 동안 직접 구매한 제철 과일도 드리고, 편하게 앉아 계실 수 있도록 의자도 마련해뒀어요.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저희 브랜드 경험의 일부가 되길 바랐습니다.“

— 본인이 비건이 아닌데,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하나요?

"제가 비건이 아니기에 논비건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어디서 아쉬움을 느끼는지를 본능적으로 압니다. 저희 방문객의 절반 이상이 비건이 아닌 분들이에요. 그분들이 채식 음식을 드시고 맛있다고 하실 때가 저한테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비건이든 아니든 간에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평등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예요.“

— 사업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주변에서 '안 된다, 어렵다, 아무도 안 올 것'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농가와 별다른 연고가 없다 보니 원물을 구하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고사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루트를 만드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부정적인 말을 들을수록 오히려 오기가 생겼고, 결국 실력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글로벌 시장에 대한 확신은 어떻게 갖게 됐나요.

"외국 소비자들, 특히 미국인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의 원재료나 영양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고 주변에 공유하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 성향이 저희한테는 큰 기회예요. 미국에서 고사리 소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을 때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수출할 때는 고사리를 사찰음식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야생 식물인 '슈퍼 루트(Super Root)'로 소개했는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저희 핵심 제품인 고사리 오일 소스는 미국 FDA 비건 인증도 획득했고요. 그것들이 글로벌 시장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습니다.“

— 2호점은 어떤 식으로 구상하고 있나요.

"홍콩의 아침 식사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비건 차찬탱'을 준비 중입니다. 사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정말 고통스러운 사람인데, 맛있는 걸 먹을 생각만 하면 즐거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아침 장사를 해보자'는 결론을 내렸어요. 저처럼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분들에게 일어날 재미를 드릴 수 있다면 저도 즐거울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2호점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할 계획입니다. 마늘처럼 범용성이 높은 식재료라고 생각하는 생강을 메인으로 내세운 메뉴들을 개발하고 있어요. 비건 샤오롱바오도 구상 중입니다. 돼지기름 대신 버섯과 다시마로 만든 채식 젤리로 육즙을 재현할 계획이에요. 딤섬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군산 농가에서 버려지는 구아바 잎을 활용한 차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직접 구아바 농장을 방문해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탄소를 줄이고 농가와도 상생하는 방식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진 기획이에요. 손님이 음식을 드실 때마다 나무를 심는 기부도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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