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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버스 보조금 20억, 2년새 35분의1로 축소
EV라운지
보조금이 급격히 쪼그라들자 일부 전기버스 수입업체는 “정부의 정책 전환에 피해를 입었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동시에 무역 분쟁을 피하기 위한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중국산 전기버스가 안방 시장을 점령한다는 지적이 커지자 정부는 2024년부터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 지급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NCM) 배터리를 사용하는 국산 전기버스에 보조금을 더 많이 주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중국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보조금을 다 줘 국내 전기버스 업체가 죽어 버렸다”며 “보조금 정책이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조금 지급 기준이 강화되자 일부 전기버스 수입업체는 2024년 이후 기후부를 상대로 수차례 보조금 지급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지방자치단체 등과 전기버스 계약을 맺었는데 지급이 끊겨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후부 관계자는 “제품 성능과 국내 시설 투자 등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해 중국산에 지급되는 보조금이 줄었다”며 “특정 국가의 제품에 차별을 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자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2024년 36.6%에서 지난해 33.6%로 줄었다. 국산보다 30% 저렴한 가격과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2023년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은 54.1%에 달했었다.
중국산 전기버스를 상대로 무역 장벽을 높이려는 움직임은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독일에서는 철도공기업의 자회사가 중국 비야디(BYD) 전기버스 구매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내 산업에 대한 애국심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노르웨이, 덴마크에서는 중국산 전기버스에 제조사가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미국은 2024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 중이고, 유럽연합(EU)도 최대 45.3%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적은 보조금을 받게 된 중국이 역차별을 주장하며 보복 관세 같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세계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우리도 국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만 특정 국가의 제품이 지원을 거의 못 받다시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과거 중국발 요소수 사태와 같은 보복을 당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