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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피해자 모두 겪어본 동료 기장 “고인은 온화했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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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동료 조종사들이

“피해 기장은 피의자와 특별한 갈등 관계가 아니었다”

고 증언하면서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현직 항공사 기장 A씨는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전직 부기장 김 씨를 비롯해 피해 기장과도 업무상 접점이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 뚜렷한 갈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씨와는 2022년 국내선 비행을 함께했고, 2020년에는 시뮬레이터 평가도 같이 받았지만 당시에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A씨는 “김 씨가 2022년 정기 비행 평가에서 한 차례 불합격한 뒤 재교육을 받고 다시 합격했는데, 그 이후로 피해망상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동료들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종사 정기 평가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드문 만큼, 해당 경험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씨는 재합격 이후 약 2년 가까이 병가를 낸 뒤, 2024년 항공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결국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신체검사는 조종사의 신체적·정신적 상태가 비행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절차로, 이를 통과해야만 실제 비행 업무가 가능하다. 이른바 ‘화이트카드’가 없으면 복직은 가능하더라도 조종 업무 수행은 제한된다.

일각에서는 김 씨가 공군사관학교 출신 선배들과의 관계나 평가 시스템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동료 조종사들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A씨는 “피해 기장은 김 씨의 직속 상관도 아니었고 평가 권한이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며 “단지 비행을 몇 차례 함께한 동료일 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은 평소 후배들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폭언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품이 온화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 피해 기장을 둘러싼 각종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확산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A씨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고인을 비난하는 글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정확한 사실이 바로잡히길 바란다”

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 기장 B씨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과거와 달리 공군사관학교 출신 조종사 비율이 높은 편이 아니다”라며 “조직 내 특정 출신 중심의 구조가 있다는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가 기대했던 인간관계나 조직 내 위치가 충족되지 않으면서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된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김 씨가 주장한 조직 내 불합리나 특정 집단 중심 구조보다는 개인적인 심리 상태나 인식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김 씨가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던 4명의 기장 역시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점 외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의 과거 병력과 심리 상태, 그리고 범행 동기 전반에 대해 다각도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범행이 장기간 계획됐다는 진술이 나온 만큼, 실제 계획 과정과 대상 선정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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