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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어린이 헤드폰, 프탈레이트 최대 200배·납 최대 39배 초과
우먼컨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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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학습과 게임, 여행, 장거리 이동 등으로 어린이 헤드폰 사용이 일상화된 가운데, 해외직구로 판매되는 일부 어린이 헤드폰이 국내 안전기준에 크게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의 청력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된 데다, 보호자의 사용 관리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요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헤드폰 20개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35%에 해당하는 7개 제품이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했다고 밝혔다.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에서 유해물질 기준 초과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조사 결과 가장 심각한 문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납 검출이었다. 7개 제품의 케이블, 헤어밴드, 이어패드 등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국내 안전기준인 0.1% 이하를 크게 웃돌아 최대 200배까지 초과 검출됐다.

이들 가운데 4개 제품에서는 납도 기준치인 100㎎/㎏ 이하를 넘어 최대 39배 더 많이 검출됐다. 반면 카드뮴은 전 제품이 기준에 적합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생식 기능과 성장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이다.

납 역시 어린이에게 특히 치명적인 유해물질로, 지능 발달 저하와 식욕부진, 빈혈, 근육 약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어린이용 제품에서 이런 물질이 무더기로 검출됐다는 사실은 해외직구 안전 사각지대가 여전히 방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랫폼 대응도 제각각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위해 제품 판매 차단을 권고하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해당 제품 판매 중단을 회신했지만, 아마존은 별도 회신을 하지 않았다.

소비자 안전보다 판매 편의가 앞선 해외 플랫폼의 무책임한 대응 역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제품 자체의 안전성에만 그치지 않았다. 어린이 헤드폰 사용 습관 역시 안심할 수준이 아니었다.

헤드폰을 사용하는 자녀를 둔 보호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1.7%는 자녀가 하루 1시간 이상 헤드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17.7%는 사용 중 휴식을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헤드폰 사용 시 최대 음량 85데시벨 이하, 하루 1시간 이내 사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그 이상 사용할 경우 최소 5분간 휴식이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하지만 조사에서는 보호자 4명 중 1명꼴로 자녀에게 볼륨 설정과 사용 시간, 휴식 시간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 중 헤드폰 사용 시 주변 소리를 인지하도록 교육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6.3%에 달했다.

아이 귀에 닿는 제품이 유해물질 덩어리로 확인된 데다, 올바른 사용 습관 교육마저 부족한 현실은 단순한 생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안전 문제다.

해외직구 제품이라고 해서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서는 안 된다. 어린이 제품만큼은 가격보다 안전이 우선돼야 하며, 플랫폼과 당국의 보다 강력한 관리·차단 조치가 시급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앞으로도 해외직구 제품의 국내 유통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국내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위해 제품의 확산을 막겠다고 밝혔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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