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읽음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5연임, 해외 및 바이오 사업 박차
IT조선
0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다섯 번째 연임을 앞두고 있다. 오리온이 해외 매출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허 부회장의 연임은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해외 시장 확대와 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을 본격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허인철 부회장, 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 예정… ‘책임경영’ 무게

오리온은 오는 26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및 오리온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허 부회장의 5연임을 두고 안정적인 경영 체제 유지와 함께 해외 중심의 식품 사업 확장,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 육성을 병행하기 위한 ‘책임경영’ 강화로 해석하고 있다.

1960년생인 허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신세계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실 부사장, 경영전략실 사장,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오리온에 합류한 그는 2017년 오리온을 투자사업과 식품사업으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현재는 오리온홀딩스를 중심으로 제과를 넘어 바이오로 이어지는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취임 이후 글로벌 사업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8%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사업이 회사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법인 매출 확대에 힘입어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리온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조3324억원, 영업이익 558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전년 대비 각각 7.3%, 2.7%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특히 러시아와 인도 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러시아 법인은 수박 초코파이, 후레쉬파이, 젤리 등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하며 매출이 전년 대비 47.2% 증가한 3394억원을 기록했다. 인도 법인 역시 초코파이와 화이트파이 등이 시장에 안착하며 매출이 30.3% 늘었다.

해외 생산 확대 속도… 바이오 수익화에도 나서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오리온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 현지화와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코파이와 포카칩, 고래밥 등 기존 스테디셀러 중심의 제품 구조에서 벗어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세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오리온은 2025년 12월 러시아 법인에 ‘참붕어빵’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초코파이 중심이던 러시아 제품군은 후레쉬파이, 젤리보이 등과 함께 다품종 체제로 확대됐다. 참붕어빵은 러시아 할인점 ‘텐더 하이퍼’와 슈퍼마켓 체인 ‘마그닛’ 등 약 2만 개 매장에 입점했으며, 올해 초에는 대형 유통 체인 X5의 ‘삐쪼르치카’ 매장 약 1만5000곳에도 공급을 시작했다.

글로벌 생산 인프라 확충도 병행하고 있다. 오리온은 총 46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 통합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 트베리 공장 증축에 2400억원을 투입하고, 베트남 하노이 3공장 건설도 연내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2025년 부지를 확보한 호치민 제4공장 건설도 준비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 경쟁력 강화도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은 2018년 ‘마켓오 네이처 오!그래놀라’를 통해 국내 그래놀라 시장을 개척했고, 2019년 ‘닥터유 단백질바’와 ‘닥터유 드링크’를 출시하며 닥터유 브랜드를 연 매출 1000억원대 건강식 브랜드로 키웠다. 2025년에는 ‘꼬북칩’을 프랑스 까르푸 약 1만2000개 매장에 동시에 입점시키며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오리온은 K푸드 대표 품목으로 떠오른 김 사업에도 진출했다. 2025년 말 수협과 합작법인 ‘오리온수협’을 설립하고 글로벌 김 사업에 진출했다. 양측은 각각 50%씩 출자해 총 자본금 600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했으며, 전남 목포에 조미김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기존 식품 사업에서 구축한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김 제품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 사업은 오리온이 공을 들이고 있는 장기 성장 동력이다. 오리온은 2024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7.73%를 5485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오너 3세인 담서원 오리온 부사장(전략경영본부장)이 전략과 실무를 주도하는 가운데, 허 부회장은 풍부한 인수합병(M&A)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 안착을 지원하는 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전략 관리와 오너 3세 중심의 미래 사업 추진이라는 역할 분담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춘절과 뗏 등 명절 효과와 함께 국내외 생산라인 증설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임상 개발 역량을 강화해 기술 가치 증대와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고, 기술 수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