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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5월로 연기, 중국 협상력 강화에 호재 분석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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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도널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은 5∼6주 연기되면서 오는 5월 중순 전후 열리는 것으로 사실상 최종 조율됐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일정을 다시 조정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동의했다"면서 "정상회담은 약 5~6주 뒤 열릴 것"이라고 밝힌 사실을 상기하면 확실히 그렇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온 회담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중국 입장에서는 다소 김이 빠질 수도 있으나 일정 연기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해도 괜찮다. 아니 조금 고쳐 생각할 경우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진짜 시쳇말로 "오히려 좋아!"를 외쳐도 괜찮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양국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18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많다. 우선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라는 갑작스런 사태로 야기된 회담 연기가 양국 관계 안정화 흐름을 훼손하는 변수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를 꼽아야 한다. 런민대학 마샹우(馬相武) 교수가 "양국 모두 상대와의 관계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최근 수개월 동안은 지속적 접촉을 통해 갈등을 제어하려는 의지까지 보였다"면서 회담 연기가 관계 안정화 흐름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정 연기가 정상회담의 실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꼽아야 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미국의 소통 의지 부족과 촉박한 일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 문제를 비롯한 외교 및 안보 관련 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때문에 일정 연기는 일거에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기게 된다는 얘기라고 해도 좋다.

시 주석이 전쟁 장기화로 인해 국제적 압박과 비판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늦출수록 더 많은 협상 지렛대를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사실 역시 중국 입장에서는 긍정적 측면이라고 봐야 한다. 여기에 5월 중순 전후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위상이 추락할대로 추락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회담의 연기는 "감히 청하지는 않으나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중순 전후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EU(유럽연합)라는 원군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시 주석과 마주 할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 역시 중국으로서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는 상황은 한미동맹을 어떻게든 깨려는 노력을 보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굴러들어온 복'이라고 해도 좋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이 18일 일제히 "트럼프가 한국의 배은망덕에 분노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경쟁적으로 보도한 것은 바로 이런 현실을 잘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이 "중국은 정상회담의 연기에 환호작약하면서 속으로 웃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회담 일정 연기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은 이로 보면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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