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읽음
초등생 5% ‘학폭 경험’···저연령화된 교내 갈등, 법원까지 번져
투데이코리아
0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초등학생 20명 가운데 1명꼴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단순한 수치 증가를 넘어 또래 갈등과 학교폭력의 경계가 흐려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9월22일부터 10월21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약 22만명을 대상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2025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17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초·중·고교생 전체 평균 피해 응답률은 3.0%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이 5.1%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2.4%, 고등학생 1.0% 순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피해 비율은 전체 평균의 약 1.7배 수준으로, 학교폭력이 특정 연령대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4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집단따돌림 15.3%, 신체폭력 13.9%, 사이버폭력이 6.8%로 뒤를 이었다. 

가해 경험 응답률은 전체 평균 1.1%로, 초등학생이 1.9%로 가장 높았다. 가해 이후 ‘상대방에게 사과했다’는 응답이 57.8%로 나타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도 8.9%에 달해 사후 조치의 편차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푸른나무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초등학생 피해율이 높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흐름으로 봐야 한다”며 “초등 저학년의 경우 또래 갈등과 학교폭력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비교적 경미한 갈등도 폭력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초기 갈등이 충분히 조정되지 못한 채 반복되면서 관계 문제가 심화된다는 점”이라며 “초등 단계에서는 처벌 중심 접근보다 관계 형성과 감정 조절을 돕는 예방·회복 중심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학교폭력 발생 이유로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라는 응답이 2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상적 갈등이 폭력으로 확장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관련 갈등이 학교 내부에서 충분히 해소되지 못한 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증가하는 학교폭력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전담 재판부를 기존 2곳에서 4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사안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두고 푸른나무 관계자는 “학교폭력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최근 크게 증가했고, 쌍방 신고 등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분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짚었다.

특히 “피해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처벌 부족이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한 것’”이라며 “학교폭력은 법적 판단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쟁 중심 대응이 강화될수록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단계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관계 회복을 이끌어내는 교육적 해결 체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