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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금지, 코스닥 개편 등 자본시장 체질개선 추진
아주경제한국 증시는 전 세계 증시 중 지난해와 올해 가장 가파르게 치솟았다. 상법 개정안은 증시 호황의 핵심 동력이었다. 1~3차에 걸친 상법개정안으로 국내 증시는 오랜 '박스피'를 벗어나 '육천피' 고지를 밟았다. 정부가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강한 K-증시'를 만들기 위한 드라이브를 또 건다. 중복상장 금지, 코스닥 개편 등 증시의 해묵은 과제에 대한 해법을 내놨다.
18일 정부는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자본시장 체질개선(2단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기업 자금 조달과 국민 자산 증대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코스닥 시장에 승강형 세그먼트를 도입하고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에 꼬리표를 붙이며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소액주주 의견이 반영되도록 공시를 강화하는 것이다.
우선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주요국 대비 높은 중복상장 비중이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국내 상장사 간 지분 보유 시가총액 기준 중복상장 비율은 18.4%로 미국 0.4%, 일본 4.4%, 대만 3.2%보다 높다. 상장 심사 단계에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상장 필요성 등이 인정될 때에만 일반주주 동의 등을 거쳐 예외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또 자회사 상장을 추진할 때는 모회사 이사회가 일반주주 관점에서 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하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쪼개기(물적·인적분할 후 상장)뿐 아니라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중복상장 심사 대상과 기준도 명확히 정립한다.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도 추진된다. 현재 성숙기업과 초기 성장기업이 혼재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등 세그먼트로 구분하고 승강제를 도입한다. 프리미엄 시장에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 성숙기업이 편입되며 스탠더드 시장은 일반 성장기업 중심으로 운영된다. 상장폐지 우려 기업 등은 별도 관리군으로 분류된다. 각 세그먼트는 차별화된 상장·유지 요건을 적용받고 기준을 충족하면 상위 시장으로 승격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강등되는 구조다.
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강화된다. 정부는 저PBR 기업을 공표하는 방식의 관리 정책을 도입한다. 동일 업종 내 PBR 하위 20% 기업을 한국거래소 밸류업 홈페이지에 상시 공표하고 종목명에 ‘저PBR’ 태그를 표시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이 PBR 현황 진단과 목표, 실행 계획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일정 기간 태그 표시를 면제해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유도한다.
M&A 과정에서 소액주주 보호도 강화한다. 정부는 M&A 제안 단계에서 일반주주가 거래의 합리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인수 배경, 인수가격 및 산정 근거, 자금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한 공시 가이던스를 오는 6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M&A 진행 단계에서는 이사회가 매수가격에 대해 공정성 등을 검토하고 해당 입장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