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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삼천리 주총 안건에 반대 권고 나선 이유
시사위크
도시가스 공급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삼천리가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삼천리는 이번 정기주총 안건으로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우선 정관 일부 변경 안건 중 이사 임기 변경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삼천리는 기존 3년이었던 이사 임기를 ‘3년 이내’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집중투표제 견제에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집중투표제는 모든 주주가 해당 주총에서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갖고, 이를 특정 이사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예를 들어, 3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10주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30주의 의결권을 1명의 이사 후보에게만 투표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주주와 이해관계가 다른 일반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기존엔 이 같은 집중투표제를 정관을 통해 배제할 수 있었으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100분의 1 이상 주주의 청구가 있는 경우 이를 의무화 하도록 변경됐다. 삼천리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해당한다.
이러한 집중투표제를 무력화 할 수 있는 ‘꼼수’는 한 번의 주총에서 1명의 이사만 선임하는 것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삼천리의 이사 임기 변경 추진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해당 개정안은 이사 임기를 3년으로 일관되게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3년의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정하도록 하는 취지”라며 “이 경우 회사는 소수주주의 이사 후보 주주제안 가능성이나 분리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의 임기 등을 고려해 이사 후보의 임기를 정할 수 있다. 특히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를 분산시켜 정기주총에서 선임해야 할 이사의 수도 분산시키는 이른바 ‘시차임기제’를 통해 이사후보 주주제안, 집중투표의 가능성 및 효과를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주주의 이사 선임권에 대한 제약을 의미하므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임기 만료를 앞둔 유재권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과 임기가 2년여 남은 김도인 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분리선출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먼저, 유재권 대표에 대해선 기후위험 대응 소홀에 책임이 있다며 반대를 권고하고 나섰다. 삼천리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대상업체임에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고 있고, 홈페이지 ESG 정보에도 할당대상업체로서 법령상 의무인 온실가스 배출실적 등 극히 일부만 공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김도인 분리선출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에 대해선 특정 로펌 출신이 사외이사의 과반을 차지해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김도인 후보는 물론,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동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도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매년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주총 안건을 분석해 문제가 있는 경우 반대를 권고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