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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5년 만에 의회 소집, 군부 통치 정당화 비판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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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얀마 의회가 2021년 쿠데타 이후 5년여 만에 소집됐다. 군부가 지원하는 연방단결발전당(USDP)이 압승한 총선 이후 명목상 민주주의 복귀 절차를 밟고 있지만 군부 통치의 정당화 시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선 삼엄한 경비 속에 하원(373석) 의원들이 개원식에 참석했다. 의회로 향하는 도로는 봉쇄돼 차량마다 폭발물 검사가 실시됐고, 새롭게 보수한 의회 건물에는 전통 의상을 갖춰 입은 의원들이 입장했다. 상원(213석)은 오는 18일, 14개 지방의회는 그 이틀 뒤 각각 소집될 예정이다.

이번 의회 소집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전국 330개 타운십 중 263곳에서 단계적으로 실시된 총선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선거에는 유력 야당인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의 국민민주동맹(NLD)이 참여하지 못했다. NLD는 2015년과 2020년 총선에서 압승했으나, 쿠데타 이후 군부의 새 선거법에 따른 재등록을 거부하면서 2023년 강제 해산됐다. 다른 주요 야당들도 불공정한 조건이라며 선거 참여를 거부하거나 출마를 차단당했다. 선거 투표율도 저조했다.

하원 의장에는 퇴역 준장 출신의 킨이 USDP 의장이 선출됐다. 2010년 군부가 창당한 USDP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를 통해 뽑는 의석의 81%를 휩쓸었고, 여기에 헌법에 따라 군 최고사령부가 지명하는 군인 의석(상·하원 합계 586석의 25%인 166석)이 더해진다. 군부의 USDP에 대한 영향력까지 감안하면 의회는 사실상 군부 통제 하에 놓이게 된다.

새롭게 꾸려진 의회의 첫 번째 과제는 상·하원 의장 선출에 이어 대통령과 부통령 2명을 선출하는 것이다. 대통령에는 2021년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취임할 것이 유력하다. 다만 현재 미얀마 헌법이 대통령이 군 최고사령관직을 겸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그가 군 통수권을 내려놓을지가 관건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흘라잉 총사령관이 '연방자문위원회'라는 새로운 5인 기구를 통해 군과 민간 행정 양쪽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립 분석가인 흐틴짜우아예는 로이터에 "(새롭게 꾸려진) 의회에서 실질적인 것을 기대할 수 없다. 군부 지도자가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권력을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유엔 인권사무소의 톰 앤드루스 미얀마 특별보고관은 국제사회에 선거 결과와 이에 따른 권력 구조를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서방 국가들도 이번 선거가 군부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정은 "선거는 미얀마 국민들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4월 중 새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군정은 새 정부 출범이 제재 완화와 외국인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 날 2021년 쿠데타 당시 의석을 박탈당한 당선자들이 결성한 반군부 그림자 의회(CRPH)도 온라인 회의를 열었다. CRPH는 자신들이 미얀마의 유일한 합법 의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80세의 고령인 수치 전 국가고문은 현재 군부에 의해 제기된 부정성선거와 부패 등 여러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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