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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제 시행 혼란, 범죄자 4심 신청 및 고발 쇄도
아시아투데이재판소원이 정치인들이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예상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정판결을 받자마자 재판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의원의 경우는 이 법의 또 다른 허점을 드러낸다.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의원직이 상실되고 재·보궐선거가 실시돼야 하는데, 헌재에 가처분을 신청해 인용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보궐선거 실시, 양 전 의원 및 보궐선거 당선자 법적 자격 등을 놓고 혼란이 불가피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 왜곡죄로 '1호 고발' 대상이 됐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코미디에 가깝다. 고발 이유는 대법원이 작년 5월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는 과정에서 7만여 쪽의 종이 기록을 출력해 사건을 검토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발 이유도 황당하지만, 이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변호사가 이런 고발을 했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대법원장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법을 왜곡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이 대법원 판결을 두고 법리 적용의 적절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더 문제는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하면 경찰 수사를 토대로 검사가 기소하고 법원이 판결한 사건을 다시 경찰이 수사하는 '무한 반복'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이 다른 경찰의 결정을 법 왜곡이라며 추가 고소·고발하는 일이 이어질 수도 있다.
법의 기본 요건 중 하나는 바로 명확성과 안정성이다. 문제가 된 두 법률은 이러한 기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결함 있는 법이다. 특히 법 왜곡죄에 대해서는 민변 등 진보 성향 시민단체에서도 여러 차례 결함을 지적하며 숙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부작용을 양산하는 흠결투성이 법이 지속되면 법의 존엄성과 권위가 사라진다.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 무너진다. 이렇게 충분히 예견된 후폭풍을 알고도 밀어붙인 게 민주당과 정부다. 그래서 책임이 더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