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8 읽음
유가 100불·환율 1500원 돌파, 스태그플레이션 비상
아시아투데이이날 5월 인도분 유럽산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3.14달러로 전날 대비 2.7% 상승했다. 브렌트유 종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98.71달러에 거래를 마쳐 100달러 재진입을 눈앞에 뒀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123.5달러로 전주보다 34.6달러나 치솟았다.
유가 급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이날 야간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낮 정규시장 종가대비 16.30원 급등한 1497.5원으로 마감했다. 야간거래에서는 환율이 1500.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환율이 야간시장 장중 1500원을 넘은 건 지난 4일(장중 최고 1505.8원)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이처럼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한 것은 이란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노골화했기 때문이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난 12일 첫 공식성명에서 "적(미국·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며 장기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다소 안정되는 듯했던 국제유가가 연이틀 급등했다. 여기에다 미국이 13일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을 공습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우회 원유 수출 거점인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 공격으로 맞서 글로벌 석유 공급망에 초비상이 걸렸다. 트럼프는 한·중·일을 비롯한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까지 요구하면서 군사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주 "중동발 유가 상승이 경기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으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0.8%포인트 급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정부는 10조~20조원 규모 '벚꽃 추경'과 유류세 인하 등을 검토 중이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지난해 69%에 달했던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을 낮추기 위해 브라질산·노르웨이산 원유도입 등 구조적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소비진작 등 가용 가능한 경기 활성화 카드를 총동원해 '중동발 4차 오일쇼크'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