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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법, 또다른 이름은 '재판불복'"…양문석이 쏘아올린 與 '사법개혁' 부작용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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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의원직 구제 수단 전락

청구 기각 가능성 높지만…

'기본권 침해 구제' 취지 훼손

'李 사법리스크 방탄' 부작용 우려
대출 사기와 허위 해명글 게시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에게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 제도를 활용해 헌재 판단을 받겠다고 시사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당초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 받기 위한 제도지만, 의원직 상실을 피하고자 제도를 악용한다는 논란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15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사무처는 지난 12일 대법원이 양 전 의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한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원 궐원 사실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양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확인하고 지역구인 경기 안산갑에 대해 보궐 선거를 확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국회사무처가 12일 양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다며 국회의원 궐원 통지를 보냈기 때문에 일단은 의원직이 상실된 상태"라면서 "4월 30일 이전이기 때문에 일단은 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발생했으며 6·3 지방선거에서 함께 보궐선거를 치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재로선 양 전 의원은 '의원직 상실'이 확정됐으며, 지역구인 안산갑 역시 6월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가 진행된다. 문제는 양 전 의원이 꺼내든 '재판소원' 카드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헌재에서 인용될 경우 본안 판단 전까지 의원직 상실형이 보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전에 없던 사례이기 때문에 양 전 의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재판소원 제도는 민주당이 사법개혁 일환으로 추진한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중 하나다. 12일 0시부터 공포·시행됐으며,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헌재에서 재판의 위헌성 여부를 한 차례 더 다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주로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하거나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경우가 청구 요건이다. 특히 양 전 의원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사례를 들어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시사하고 있다.

헌재가 법원 재판을 기본권 침해의 원인으로 판단할 경우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양 전 의원이 청구한 재판소원이 헌재에서 인용될 경우, 본안 판단 전까지 의원직 상실형이 보류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는 양 전 의원의 사례처럼 재판소원 인용에 따른 의원직 신분 회복 조항이 없다. 현재 정치권에선 각하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자칫 인용될 경우 초유의 '한 지역구 두 국회의원' 사태에 따른 법적 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실제 손인혁 헌재사무처장은 지난 10일 헌재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적법요건 단계에서 각하된다면 걱정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이 2명이 되는 상황을 상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보궐선거가 이뤄지고서 재판소원이 인용되는 상황이 오면 다시 법적인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누가 진정한 국회의원이 되느냐는 법적 분쟁이 되고 다시 헌재로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정치권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당장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궐선거를 준비하는 민주당에선 양 전 의원 지역구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불명확하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공관위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공천 관련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도 좀 헷갈린다. 구체적인 어떤 행위(재판소원 접수)를 아직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법률적 해석과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 그 해석에 따라 우리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에 현재로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재판소원법' 부작용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당초 이 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방탄'이라는 의심 속에서 추진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재판이 대통령 임기 중에 중지됐지만, 임기 종료 이후 당면할 위기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21대 대선 과정에서 대법원은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야권은 재판소원을 비롯해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가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장치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의 일환이라고 반박하지만, 양 전 의원이 재판소원 제도를 활용해 의원직 상실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야권의 의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나아가 사실상 '재판소원 제도'에 대한 부작용이 본격화됐다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양 전 의원이 국민 공분을 산 '대출 사기죄'로 의원직을 상실하자마자 뻔뻔하게 '4심제' 재판소원을 하겠다고 나섰다"며 "사법개혁의 명분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처리한 그날, 한낱 대출사기범에게 희망을 주는 '파렴치범 희망 고문법'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정희용 사무총장은 "우려들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재판소원이 사실상 재판 불복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고 꼬집었다.

야권에선 양 전 의원의 재판소원 청구가 곧바로 기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양 전 의원 사례가 재판소원 제도의 부작용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원 확정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이 가능해진 직후 20여 건이 접수됐는데, 이미 법원 판단이 내려졌음에도 4심을 받기 위한 것이 자칫 사법부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양 전 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하면 형사 재판에서 기본권 침해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각하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이런 식으로 4심제를 활용할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고, 변호인들이 붙어 어떻게든 기본권 침해 문제로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신뢰 측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서 계속 불신을 조장하는 측면으로 가는 것이 문제"라면서 "불복을 조장하는 상황을 두면 지금도 떨어진 사법 신뢰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결국 특정인(이 대통령)을 위해 제도를 만드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양 전 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해 기각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이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 방탄을 공세 명분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양 전 의원 사례가 우려 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장은 "양 전 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해도 헌재에서 기각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이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야당에선 '4심제'라고 하지만 논리적 엄밀성을 발휘하면 4심제가 아닌데, 헌재는 재판 내용 본질을 다루는 것이 아니며 재판 과정에서 법률 위반이 없는지 위헌성 여부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양 전 의원의 혐의를 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4심제'라는 공격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양 전 의원의 청구가 기각되면 야당이 제기하는 사법 시스템 혼란 주장이 깨지면서 상식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작동될 확률이 높다. 단기적으론 정쟁의 소재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확인시켜 줄 기회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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