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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로 푼 정치㊽] 삐걱대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엇이 문제인가
시사위크
지난해 말부터 ‘행정통합’ 이슈를 둘러싸고 정치권은 물론 지역 사회가 떠들썩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인 ‘5극3특’ 구상에서 출발한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그러나 통합을 둘러싸고 지역 내 갈등은 물론, 지자체 간 이해관계 충돌과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논의는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도대체 행정통합이 무엇이길래 이치럼 논란이 이어지는 걸까.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을 중심으로 쟁점을 짚어보자.
Q. ‘행정통합’이란 무엇인가요?
행정통합은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하나로 통합해 ‘통합특별시’를 설치하고 이를 지역 발전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국가균형발전 전략 중 하나다. 예를 들어 기존의 광역시(대구)와 도(경상북도)를 합쳐 ‘대구경북 통합특별시’와 같은 광역통합 지차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Q. 왜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불붙었나요?
사실 행정통합 논의는 이전부터 지자체 차원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대구시와 경북도는 2020년과 2024년 두 차례 행정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통합 청사 위치와 시·군 권한 배분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지자체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충남 타운홀 미팅에서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언급하면서부터다. 이 대통령이 통합특별시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을 약속하며 강력한 통합 추진 의지를 밝히자, 충남·대전뿐 아니라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남·광주와 대구·경북까지 통합하겠다고 나서며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Q. 현재 통합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행정통합에 대한 지역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던 대구·경북에서는 1월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행정통합특별법 국회에 제출됐다. 이후 법안은 지난달 12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심사를 앞두고 곳곳에서 통합 반대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의 법사위 통과를 보류했다. 법안의 본회의 상정이 무산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대구·경북 의원들이 발의한 특별법을 당 지도부가 반대해 처리가 무산됐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같은날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주호영(대구 수성갑), 권영진(대구 달서병) 등 중진 의원들이 지도부에 책임을 묻는 장면도 연출됐다.
결국 지도부는 지난달 26일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찬성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후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통합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고 더불어민주당에 합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 통합특별법만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는 없다며 충남·대전 통합 역시 당론으로 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행정통합을 둘러싼 여야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파격적인 인센티브 4가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수준의 재정 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공공기관 우선 이전 △각종 기업 지원금과 산업 규제 정비를 통한 산업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통합특별시는 이 같은 특혜를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산업을 육성하고, 교통·복지·안전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인프라 개편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 자율권이 충분히 보장될 경우 지역 현안 해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대구·경북은 대구의 R&D 인프라와 경북의 산업 인프라를 결합해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통합특별법에 담았다. 이외에 △대구·경북 신공항 이전 사업 △군 공항 이전지 개발 △국가산업단지 조성 △지역 의대 신설 등 지역 숙원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Q. 통합에 반대하는 측의 주장은 무엇인가요?
통합 반대 측은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 등 통합의 구체적인 내용이 특별법에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는 ‘지방정부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제대로 잘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정부 지원금 활용에 있어 지자체의 자율성이 확실히 보장돼야 통합특별시가 독자적인 자기 결정권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통합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통합특별법이 처리될 경우 오는 6·3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게 되는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 경우 국민의힘으로서는 대구시장 선거보다 대구·경북 통합 선거가 정치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와 통합 반대를 관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Q. 통합을 둘러싼 지역 내부의 우려는 무엇인가요?
지역 내에서는 통합 이후 역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안동·문경 등 경북 북부 지역 의원들은 도시 기능과 경제 활동이 대구에 더욱 집중되면서 주변 도시 인구를 흡수하는 이른바 '빨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이를 막기 위해 북부권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행정통합특별법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구 지역에서는 광역의회 의석수 불균형 문제가 제기된다. 현재 대구와 경북의 인구는 각각 약 235만, 250만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광역의회 의석수는 대구시의회가 33석, 경북도의회는 60석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통합 이후 지역 현안 논의 과정에서 대구 시민의 대표성이 약화되는 등 지역 간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Q. 6·3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 선출이 가능할까요?
아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3월 1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를 통합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만약 법안 처리가 더 늦어질 경우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하고 7월 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 시간이 현실적으로 부족해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번에 통합이 무산될 경우 사실상 다음 지방선거가 열리는 4년 뒤로 통합 논의가 미뤄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정부의 추진 동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는 지금이 행정통합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지역 내에서도 통합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여야 간 논의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처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