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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섭종 숨기고 아이템 판매, 500만원 과태료 실효성 논란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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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웹젠에 내려진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두고 시끌벅적하다. 게임사의 대응과 공정위의 제재 수위 때문이다.

웹젠은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해놓고 이를 게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에게 유료 아이템을 계속 판매했다.

이는 소비자 고발로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웹젠은 게임 이용자들이 서비스 종료설을 문의하자 “별도 검토 중인 사항이 없다”는 거짓 답변을 남겼다.

소비자 고발이 없었다면 모르고 넘어갔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서비스 종료가 코앞인 게임에 돈을 쓴 이용자들의 상실감과 배신감은 너무나도 크다.

처벌 수위가 과징금이 아닌 고작 과태료 500만원에 그쳤다는 점도 말이 많다. 공정위는 과태료 처분을 두고 “이번 조치는 경종을 울리는 사례”, “앞으로도 엄정 대응하겠다”는 거창하고 형식적인 표현을 썼다.

하지만 과연 얼마만큼의 재발 방지 효과가 있을까. 모르겠다. 과태료 500만원은 웹젠의 전체 수익(2024년 기준 2147억원)과 비교하면 0.002%에 불과하다. 사실상 게임사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두 자릿수가 빠진 것 아니냐”, “불법을 권장하는 공정위”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과장된 비판이 아니다. 웹젠의 소비자 기만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뮤 오리진(직접 서비스), 라그나돌(퍼블리싱)도 유사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웹젠은 과금 이벤트, 신규 캐릭터 출시로 유저의 유료 재화를 소진시킨 후 서비스 종료를 기습적으로 발표해 논란이 됐다.

솜방망이 처벌의 폐단은 확률형 아이템 위반 사례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정위가 매년 수많은 게임사를 제재하고 있음에도 기만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처벌보다 불법으로 얻는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코그는 그랜드 체이스 클래식에서 확률을 속여 30억을 벌었지만, 과징금 3600만원에 그쳤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역시 확률을 부풀렸지만 자진 시정을 이유로 과태료가 각각 250만원으로 경감됐다.

위법 행위를 저질러도 걸리면 게임사가 시정 후 보상, 공정위가 용인해 주는 구조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보호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이에 걸맞는 제재 체계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제재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재발 방지에 있지만, 현행 제재 수준으로는 게임사들의 기만행위를 근절할 수 없다. 처벌 수위 상향이 절실한 이유다. 최소한 부당이득의 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려야 게임사들의 위반 행위에 대한 억제력이 커질 수 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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