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읽음
"이란 항복 때까지 공격”… 트럼프, 무엇을 믿고 ‘닥공’ 선언했나
아시아투데이
1
"이란이 항복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

지난 7일 트럼프 美대통령이 던진 이 한마디는 중동 전장의 판을 뒤흔들었다. 과거 같으면 이 발언은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나 장기전 각오를 의미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미국이 믿는 것은 항모 전단이나 폭격기 숫자만이 아니다.

전장을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인공지능과 우주 기반 네트워크, 이른바 '알고리즘 전쟁 체계'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감행한 이란 지도부 및 군 핵심시설에 대한 정밀 기습은 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작전은 짧았지만 정확했다. 이란의 지휘망과 핵심 군사 거점이 동시에 타격을 받았고, 대응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작전을 단순한 공습이 아니라 인공지능(AI)와 데이터가 결합된 '전장 통제 실험'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쟁의 두뇌가 된 데이터 기업

이번 작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는 미 국방·정보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온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이하 팔란티어)다.

팔란티어의 전장 분석 플랫폼은 위성·드론·신호정보(SIGINT)·전자정보(ELINT) 등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해 실시간 전장 상황을 하나의 화면으로 시각화한다.

과거에는 정찰 정보가 분석되기까지 수시간에서 수일이 걸렸다.

그러나 AI 기반 분석 체계에서는 몇 초 만에 목표 후보가 분류되고, 공격 우선순위가 자동으로 정리된다.

인간 지휘관은 최종 결정을 내리지만, 전장의 '초기 판단'은 이미 알고리즘이 끝낸 상태라는 얘기다.

미군이 이란의 방공망과 지휘 시설을 거의 동시에 타격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데이터 통합 능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에 투입된 AI '클로드'

또 다른 핵심 기술은 생성형 인공지능이다.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이 개발한 AI 모델 클로드(Claude) 역시 정보 분석과 시나리오 예측 분야에서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클로드 같은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수천 개의 전장 변수와 시나리오를 동시에 계산한다.

예를 들어 특정 목표를 공격했을 때 이란의 보복 가능성, 미군 기지 위험도, 주변 국가 확전 가능성 등을 수초 내에 예측할 수 있다.

이는 인간 참모 조직이 며칠 동안 분석해야 할 작업을 AI가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전쟁의 속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군 관계자들은 "AI가 작전 결정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휘관의 판단 속도를 인간의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우주 네트워크가 만든 '보이지 않는 제공권',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AI와 함께 이번 작전의 또 다른 축은 우주 기반 통신망이다.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는 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며, 드론·전투기·지상부대의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다.

이 체계가 작동하면 전투기 숫자나 레이더 성능보다 중요한 것이 누가 더 빨리 정보를 공유하고 결정을 내리느냐가 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보이지 않는 제공권'이라고 부른다. 실제 하늘을 장악하지 못하더라도 정보의 하늘을 장악한 쪽이 전쟁을 지배한다는 의미다.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국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측에 지원을 요청했을 때, 트럼프가 "일론에게 물어보겠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일화는 단순한 농담이나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사이의 개인적 친분의 표현으로만 볼 수 없다.

당시 상황을 군사·기술 구조 측면에서 보면, 현대전에서 민간 기술 기업이 사실상 '전쟁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누가 더 많은 탱크, 전투기, 야포를 가지고 있는가?"

지금 전쟁에서 중요한 질문은 더 이상 이것이 아니다.

대신 이런 질문으로 바뀌고 있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와 위성망을 가지고 있는가? 누가 AI로 전장을 더 빨리 분석하는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전환점이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우주·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가진 미국의 네 기업,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한 SpaceX, 전장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Palantir Technologies, 위성 인터넷망 Starlink, 그리고 AI 모델을 개발한 Anthropic등이다.

이 네 기업의 기술이 결합되면 전투기·드론·전차·함정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Man-Unmanned Teaming)가 가능해진다.

인공지능 전술 개발에 관여하는 군 관계자는 "미래 전쟁은 무기 플랫폼 경쟁을 넘어 데이터 네트워크 경쟁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닥공' 자신감, 알고리즘 전쟁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역시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AI 기반 전장 분석과 위성 네트워크의 효과를 시험했다. 그 경험이 이번 대이란 작전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믿는 것은 재래식 화력이 아니라 AI와 우주 네트워크가 결합된 전쟁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상대보다 먼저 보고, 먼저 판단하고, 먼저 공격하는 구조가 완성됐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작전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공습 성공이 아니다. 전쟁의 승패가 화력에서 알고리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의 "끝까지 공격" 선언 뒤에는 항공모함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있다.

그의 무기는 바로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전쟁 체계"다.
0 / 300